“아들! 이번 주가 제일 춥다니깐 밤에 돌아다니지 말고 일찍 일찍 집에 들어가렴”

춥다는 소식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의 문자 메시지다. 불효자 아들의 답은 그저 “넵”이었다. 전국에 많은 눈이 내리고 나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거라는 기상예보가 나왔다. 12월에 들어서자마자, 강추위가 며칠째 이어지면서 매서운 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다. 날씨도 날씨지만 올 겨울은 예년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추운날씨에 활동하기도 망설여지고 경기가 안 좋다 안 좋다 하니 쉽사리 지갑을 열어 무언가를 사고 먹고 하는 일에 신중을 가하게 된다. 집에 일찍 들어가는 어머니의 말씀이 정답인 것처럼 보인다.

경기침체에 한파는 체감온도를 더 떨어뜨려

이처럼 이번 한파는 경기 침체와 더불어 체감 온도를 더 떨어뜨리고 있어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많은 국민들을 참으로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추운 날씨만큼 경제가 살얼음판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달리 경상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흑자의 대부분이 상품수지이고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 수지는 적자를 보여 일명 불황형 흑자를 보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불황형 흑자에 대해서 내수부진으로 인한 수입 수요 감소, 국제유가 하락, 고품질 경쟁력 수출품의 비중 확대를 요인으로 꼽고 있다. 결국 경상수지 흑자 뒤에는 수입 수요 둔화와 투자 감소 등 내수 부진의 심화로 나타난 저성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한국 경제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헤쳐 나오려면 경제가 활발하게 소비가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투자와 고용 확대 → 내수 회복 → 경기 활성화라는 순환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투자와 고용 확대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더 이상 진전이 없는 것이다.

결국 아베는 또 승리하고

이대로 가면 정말 일본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감돈다. 지난 14일 일본은 중의원 총선거가 치러졌다. 아베 신조 총리의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전체 475석의 3분의 2이 넘는 개헌선인 317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아베 총리의 압승이었다. 이로써 장기 집권을 굳힌 아베 총리는 아베 3기 정권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난 아베노믹스의 실패에도 일본인들은 아베 정권에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낸 것이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결국 전 세계는 아베노믹스를 강도 높게 격하했지만 일본인들은 아베노믹스에 다시 한 번 표를 던졌다. 일본도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보인다. 그 방식이 어찌하던 간에...

경제의 불확실성과 금융의 심한 변동성, 물가·고용 불안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겨울은 상당히 추울 것으로 보인다. 날씨만큼 경제의 불씨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은 좀 더 아낄려고 하고, 기업들은 몸집을 줄이고 있다. 저축의 미덕이 아니라 투자의 미덕이 나와야 하는데... 불황 한파 끝에 봄이 언제쯤 올련지. 일본의 저성장 기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지... 무척이나 걱정된다.

지금이라도 늦게 않았다. 말로만 하는 규제 개혁만 하지 말고 실제로 규제를 개혁을 해야 한다. 투자와 고용 확대만이 이 불황 한파를 빨리 이기고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  포퓰리즘감시시민단체연합 사무총장 / 사회적경제조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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