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유성연 기자] ‘혈우병 환우들의 모임’ 한국코헴회 서울 경기지회는 19일 오후 12시 서초동 사무국에서 2016~2017년을 이끌 지회임원을 선출한다.

이번에 치러지는 선거에 지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한 송재청 후보는 경쟁 상대 없이 찬반 투표로 당락이 결정된다. 한편 3명을 선출하는 ‘대의원’에는 4명의 후보가 경쟁하면서 1명이 탈락하게 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대의원에 출마한 후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해 코헴회 현안과 미래에 대해 집중조명해 보고자 한다.

◆ 김은기 후보 “임원에 선출이 되신다면 회원들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현재 코헴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김은기 후보는 ‘임원의 역할’에 대해, 먼저 화두를 던졌다. 본인의 선거를 앞두고도 각 지회를 둘러보며 지역선거에 대해 관심을 놓쳐서는 안될 위치에 서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지역 선거에 참관하면서, 각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 하나둘씩 짚어가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거점병원 확보 ▲심평원의 의료급여 삭감 부당성 개선 ▲편리하게 이용하고 쉴 수 있는 병원확보 등에 대해 하나 둘 짚어나 갔다.

그러면서 이같은 ‘공약’에 대해 “지회나 코헴회 임원으로 출마하는 분들은 모두가 생각하고 진행해 나가야 하는 코헴회의 궁극적인 목적 사업들”이라고 규정했다. 즉, 이같은 목적사업들은 특정 지회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들이 아니라 혈우사회에 소속되어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한 목소리를 내면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라는 거다.

김 후보는, 코헴회 전국모임의 회장이 공석이 되자, 전 지역을 들여다 봐야할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짧은 기간 동안에 다양한 일을 겪었다. 그가 주마등처럼 스처가는 일들을 짚어가며 향후 전국 코헴회를 이끌어가야 할 임원들에게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거기에 하나 더, 지회의 임원이나 지회의 원로들께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속적으로 지회모임에 참석하시고, 지속적으로 회원들과 교류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회원들이 현재 무엇을 고민하고 있고 또는 코헴회나 지회의 발전에 대한 좋은 말씀도 해주시리라 봅니다.”

그는, 차기 임원들에게 자신들의 역할과 목표의식을 뚜렷하게 갖도록, 마치 ‘자동차 핸들’과 같은 메시지를 굵고도 강하게 던졌다. 이같은 당부의 메시지 속에는 필히 자신의 역할도 살펴보게 됐을 것이다. 어쩌면 이 메시지들은 김 후보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표’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네가 결혼을 하면 아빠 같은 아이를 낳을 수도 있어”

그에게는 보인자인 딸이 있다. 딸에게 아빠와 같은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딸에게, 결혼해서 될 수 있으면 아이를 늦게 갖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 한마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주사를 쉽게 맞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이 아니었다.

환자모임이 결성되고 그 원동력으로 재단을 설립하고 치료제의 개선이 이뤄지면서 혈우사회는 급속히 의료환경이 개선되어 왔다. 의료비 부담이 덜어지면서 환자가정은 더 이상 ‘혈우병 치료비’ 그 자체 때문에 생활고를 겪지 않아도 됐다. 이것은 획기적인 전환이었다.

그 뒤, 치료제의 개선을 이루면서 보다 신속하고, 보다 수월하게 이에 더하여 더욱 안전한 치료제를 확보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이 환자단체의 힘이었다. 따라서 김 후보는 단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런 강조는, 반복된다 해도 결코 과한 것이 아니다.

이제 남은 것은 ‘혈우병’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하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거점병원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다. 특히 병원에서 발생되는 ‘의료급여 삭감’은 환자들의 의료환경을 다시금 과거로 되돌리는 ‘절대악’이라는 것. 이에 그는 과거로의 회기를 무엇보다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코헴회가 쌓아왔던 과업들이 삽시간에 무너지게 되는 ‘삭감’. 이것은 혈우사회의 현 시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힘겨운 투쟁이라는 거다.

환우들의 삶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단체를 이끌어가는 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 목소리로 이끌어나가는 것이 코헴회의 사명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김 후보의 메시지들은 ‘거창한 것’ 보다는 ‘소박한 것’이 녹아 있다. 그러나 그 ‘소박한 것’은 현 혈우사회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필수사항인 것 같다.

◆ 유덕현 후보 “코헴회와 처음 인연은 1990년도”

유덕현 후보는 지회 ‘임원입후보 신청서’를 통해 “1990년도 서울경기 대의원과 강원지역 담당할 사람이 없어 강원지회 대의원을 하면서 시작”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후 매년 코헴 여름캠프에 참여하면서 혈우환우와 가족과 정을 나누어 왔습니다”라고 했다.

혈우병 환우들에게 1990년도는, 한국혈우재단이 당시 보건사회부로부터 설립인가를 취득하고 이듬해인 1991년도 설립하게 된 역사적인 해로 기억하고 있다. 전국에 환자들이 흩어져있었기에 국내에 어느 정도의 환자가 있을까? 파악하기 어려운 시기였다.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우연치 않게 알게 된 환우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고 서로 정보를 나누면서 밀알이 되었던 시기쯤으로 기억된다. 그 시기에 유 후보는 대의원이라는 직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환우들에게 비춰진 그는, ‘캠프 때 즐거운 음악을 밑아 주신 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다. 그는 매년 캠프 때 마다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서 무대 뒤에 앉아 키보드 연주를 선사했다. 환우들과 그 가족들은 김 후보가 연주하는 음악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 2006~2007년도, 2008~2009년도 한국코헴회 회장 역임.

이같은 기간동안 코헴회 회장직을 맡아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이임 후에도 한국코헴회 고문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코헴회 일선에서 단체를 살피면서 다양한 실무와 사건을 목격하고 경험해 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는 ‘임원입후보 신청서’를 통해서 “서울경기지회 가족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아 단합된 모습으로 코헴회와 환우 각자에게 주어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리고 밝혔다. 그러면서 “혈우환우의 실직적인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코헴회와 서울경기지회 환우의 복지증진과 권리를 지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밝힌 세 가지의 공약과 임원으로서의 계획은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혈우사회가 안고 있는 현안이기도 하다. 그동안 코헴회는 크고 작은 오해와 갈등 속에 상처를 많이 갖고 있다.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과 행동이 너무 쉽게 오고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 후보는 ‘단합된 모습’을 강조한 것인지도 모른다.

치료환경의 개선과 복지증진, 권리 등은 모든 후보들이 내세우는 실천공약이기도 하다. 그만큼 혈우사회에서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는 풀리지 않은 숙제라하고 할 수 있다.

[기자메모] 유덕현 후보는 기자의 코멘트 요청에 특별한 답변이 없었으므로 공개된 홈페이지 내용으로만 제한된 소개를 하게 되었음을 밝혀둡니다.

◇ 4인의 인터뷰를 마치며 … "서로 격려하고 끌어안아 줘야"

지금까지 서울경기지회의 대의원후보로 나선 김영로 김영기 김은기 유덕현 후보를 살펴봤다. 이들 중 누가 선출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이 앞으로 지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 그 방향성은 지회 소속회원들이 던져줘야 한다. 때로는 매서운 회원들의 질책이 있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든든한 후원자가 바로 지회회원이라는 것을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서로의 자리에 돌아와 형과 아우의 입장에서, 또 친구의 입장에서 서로 격려하고 끌어안아 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혈우사회 속에서 한 형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