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유럽발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를 휩쓸었다. 새해 초 유로존 국가들의 채무상환 만기가 집중돼 있어 국내 금융기업들은 증권가 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까지 금융쓰나미가 몰아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기업경영에 있어 악재보다 나쁜 것이 ‘불확실성’이라는 말이 있는 만큼 올해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러 불안과 우려가 매우 높은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금융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2012년 금융업 7대 이슈’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금융인(81.6%, 복수응답)이 ‘유럽발 재정위기 악화에 따른 유로존 리스크’를 꼽았다고 2일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새해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대외적 변수에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금융업 이슈 2위로는 64.4%의 기업들이 선택한 ‘국내 가계 및 공공부문 부채 악화’가 선택됐다.

 

2011년 3분기 가계부채가 892조 5,000억원에 이르렀으며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경기침체시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공공부채 역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기업 채권 발행 잔액이 3년만에 두배 수준으로 불어나며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3위 ‘김정일 사망 이후 대북 리스크 확대’를 꼽은 금융인은 54.4%로, 후계자 김정은의 정치적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대북 관련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투자 감소 등도 예상되고 있다.

 

네 번째로는 ‘2012 국내 선거 불확실성 증대’(53.2%)가 꼽혔는데, 총선과 대선이 몰려있어 일관된 정책수행 등 정치권의 단합을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향후 정권을 어느쪽에서 잡느냐에 따라 정책의 변화가 있을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계획 설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선거를 앞두고  무분별한 복지남발과 정책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는 금융인도 적지 않았다. 특히 금융권의 과도한 수익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과 포퓰리즘성 공약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시장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섯 번째로는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 심화’(42.0%)가 순위에 올랐다. 경기침체로 인한 부동산가격 거품 빠짐 현상은 부동산 위주의 자산을 꾸리고 있는 국내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새해에는 선거가 예정돼 있어 부동산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인들은 또 ‘한미 FTA 발효’를 여섯 번째로 꼽았다. 국내 금융사들은 한미 FTA 발효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 많아지는 한편 국내 기업들의 수출도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일곱 번째로는 ‘주요국 대선 및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 확대’를 일곱 번째 이슈로 올렸다. 올해 예정돼 있는 미국, 프랑스, 멕시코, 스페인, 터키, 러시아, 핀란드, 인도 등 주요국의 대선 및 중국의 지도부 변화 등 결과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유럽발 재정위기, 가계부채, 대북 리스크 등의 순위가 높은 것은 국내경제와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 요소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대내외적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철저한 대비와 함께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 금융시장이 외풍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길러 선진 금융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파인더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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