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카새끼 짬뽕’, ‘꼼수면’,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등 최근 판사들의 잇단 대통령 조롱에 대해 한 부장판사가 ‘사법부의 명예와 품위’를 강조하며 준엄하게 꾸짖는 글을 올렸다.

 

이한주(56. 사법연수원 15기)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법관 여러분, 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라는 A4용지 11장 분량의 장문의 글을 통해 “법관은 재판과정이라는 공적 영역 외에 일반 사적 영역에서도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법관이 SNS에서 잘못된 표현을 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면 단순한 풍자와 해학일지라도 순식간에 그것이 진실이고 법관 전체의 견해로 비칠 위험성이 있다”며 “법관 개인의 표현의 자유도 존중돼야 하지만 사법부 전체의 명예와 신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판사는 사적 영역에서도 비속어가 아닌 품위 있는 언어를 써야 하고, 젊은 법관이라도 성숙한 사고와 품위 있는 처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판사의 이 글은 흡사 어른들이 사리분별을 잘 하지 못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하는 가르침을 연상시킨다.

 

철없는 아이들이나 들을법한 “비속어를 쓰면 안 된다”는 충고가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와 품위를 자랑하는 판사들에게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품위와 권위는 판사 스스로의 말과 행동에 따라 세워지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판사들 스스로가 품위와 권위를 지키지 않으면 일반 국민들도 판사를, 더 나아가 법을 우습게 알게 된다.

 

막말 판사들은 자신의 천박한 한마디가 얼마나 재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준법의식을 훼손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사법개혁은 이런 수준 이하의 판사들이 재판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뉴스파인더 엄병길 기자 bkeom@newsfinder.co.kr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