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92명까지 추락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떨어졌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2018년 0.98명으로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명 아래로 떨어진 뒤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출생아 수도 30만3천100명으로, 전년 32만6천800명보다 2만3천700명(7.3%) 감소해 역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최소치다

1970년대만 해도 10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에 40만명대로, 2017년에는 30만명대로 줄어들고 있다.

이같이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든 배경에는 결혼의 급격한 감소가 있다.

▲ 통계청 자료 캡처]

지난해 혼인건수는 23만9천210건으로 전년보다 1만8천412건 줄었다. 혼인건수는 2011년(32만9천87건) 이후 8년째 감소해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소로 줄어들었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돈다는 것은 한 세대가 지나면 출생아 수가 지금 낳는 수준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고령 인구가 급속히 늘고 출생아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 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된다"면서 "1명 미만으로 떨어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작년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의 평균 1.65명(2017년 기준)을 크게 밑돈다.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그리스(1.35명) 이탈리아(1.32명), 스페인(1.31명) 등도 1.3명은 넘는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도 5.9명으로 전년보다 0.5명(7.3%)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0.85명까지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작년 1분기까지는 1.02명으로, 1명을 웃돌았다가 2분기부터 0.92명으로 추락한 뒤 3분기 0.89명, 4분기 0.85명까지 떨어졌다.

여성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4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인구 1천명당 출산율은 30대 초반(30∼34세)이 86.3명으로 가장 높았고, 30대 후반(35∼39세)이 45.0명, 20대 후반(25∼29세)이 35.7명으로 뒤를 이었다.

20대 후반의 출산율은 13.0%(5.3명), 30대 초반은 6.0%(5.1명) 금갑한 반면, 40대 초반(40∼44세) 출산율은 9.0%(0.6명) 높아졌다.

10년 전에는 20대 후반 출산율이 30대 후반의 4배에 육박했었지만, 2018년 30대 후반의 출산율이 처음 20대 후반을 넘어선 이후 역전의 정도가 커지고 있다.

평균 출산연령은 33.0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33.3%로 전년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는 첫째아(-4.6%), 둘째아(-9.3%), 셋째아 이상(-8.9%)이 모두 급감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전년보다 0.3명 증가한 105.7명이다. 

첫째아의 출생성비는 106.3명으로 전년보다 1.1명 증가한 반면, 둘째아와 셋째아 이상은 각각 105.3명, 103.1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0.5명, 2.9명 감소했다.

셋째아 이상까지 모두 정상범위(103∼107명) 수준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17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높은 곳은 세종(1.47명), 전남(1.24명), 제주(1.15명) 순이었다. 반면에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0.72명)과 부산(0.83명) 이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