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한국 경제가 1년 5개월 만에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작년 4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소비·설비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12월에는 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하는 등 경기개선의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개선·회복 흐름이 감지된다고 진단한 것은 2018년 9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호부터 10월호까지 7개월 연속으로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2005년 3월 그린북 발간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이후 11월호부터 이 같은 표현을 삭제했으며, 1월호에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 등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도 1월 들어 D램 반도체 고정가격이 소폭 상승 전환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 (연합뉴스) 기획재정부 홍민석 경제분석과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2월 최근경제동향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최근 발생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및 지속기간에 따라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성장 및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감염병에 따른 피해 우려 부문 지원과 함께 경제에 미칠 파급영향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면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경기회복 모멘텀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1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0.3% 감소했지만, 할인점 매출액과 온라인 매출액은 각각 7.3%, 3.3% 증가했다.

다만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5.7% 감소했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23.8% 증가했고 카드 국내 승인액도 3.9% 늘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4.2로, 전월보다 3.7포인트 올랐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지난달 말부터 본격화된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소비 속보치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전부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외 주요 지표를 보면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의 큰 폭 증가에 힘입어 전(全)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1.4% 늘었다.

12월 소매판매는 0.3%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10.9%, 건설투자도 4.1% 늘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올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탓에 1년 전보다 6.1% 감소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보다 1억달러 늘어난 20억2천만달러였다.

 

같은 달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실적 기준 76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전망은 77로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고용의 경우 1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6만8천명 늘어 5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15∼64세 고용률은 66.7%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과 석유 가격 상승에 따른 효과로 소비자 물가는 1월 기준 1.5%의 전년 대비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 경제가 둔화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수요가 줄면서 하락 중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1월 마지막 주 기준 배럴당 58.5달러였다.

지난달 외환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 오프'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1.8원 선으로 약세를 보였다. 

1월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코스피(KOSPI·종합주가지수)는 한 달 새 3.6% 내렸고 코스닥은 4.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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