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모니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안내문구가 표시돼 있다.

[박남오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들이 다른 항공기 승객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전용 입국장을 별도로 신설해 검역을 강화했다. 

3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4일 0시부터 시작되는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대책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2곳, 제2터미널에 1곳 등 중국 전용 입국장 총 3곳이 설치됐다.

중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착륙한 항공기는 주기장과 게이트도 터미널의 가장자리 쪽으로 배정된다. 다른 지역 여행객들과 분리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다.

일반 여행객들과 달리 중국발 항공기의 승객들은 인솔자를 따라 전용 검역대로 이동한 뒤 더 꼼꼼한 검역 과정을 거친다.

검역 과정에서 발열·호흡기 증상이 확인된 경우에는 공항에서 격리돼 치료 등 절차를 밟는다.

이어 이들은 국내에서 연락이 가능한 실제 연락처를 확인받는다. 여행객들이 적어 낸 연락처로 검역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보는 방식이다.

당국은 이들에게 실제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를 확인하기 위해 전용 입국장 3곳에 30여대씩 총 90여대의 전화기를 설치했다. 만약 연락처가 가짜이거나 연락 방법이 없는 경우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들은 이 과정을 거친 후에도 이들에게는 입국 심사 단계가 남아 있다.

중국 후베이성에서 발급된 여권을 소지한 여행객은 이 단계에서 입국이 거부된다.

여권에 드러나지 않는 후베이성 일시 체류 사실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사관들은 허위로 심사에 응하면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한다.

중국 전용 입국장은 제1터미널의 경우 양쪽 끝단에 위치한 A·F입국장이고, 2터미널은 A입국장이다.

출입국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중국발 항공기 이용객들과 다른 지역 항공기 승객들은 입국 과정에서 동선이 겹칠 일이 없다"며 "입국과정에서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이 체크될 수 있도록 심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신종코로나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 있거나 후베이성을 경유한 적이 있음에도 이를 심사관에게 고지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 검역망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보건 당국 관계자는 "잠복기인 경우 검역 단계에서는 감염자를 잡아낼 방법이 없다"며 "잠복기를 지나 국내에서 혹시 증상이 생기는지 관찰하기 위해 특단의 방법으로 연락처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