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이민근 관세청 국제조사팀장이 '2019년 필로폰 밀수단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우현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3만3천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100㎏ 이상의 필로폰 마약이 국내 반입 과정에서 적발됐다.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에 적발된 밀수 필로폰은 116.7㎏으로, 최대 기록을 세운 2018년(222.9㎏)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필로폰 1kg으로 3만3천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만큼, 작년 한 해만 약 385만명분의 필로폰 반입이 적발된 셈이다.

1kg 이상의 필로폰이 적발된 사례는 모두 22건으로, 전년(16건)보다 늘었다. 2010∼2017년 밀수 건당 필로폰 양은 평균 300∼400g 정도였지만, 2018년 이후 'kg 단위'의 대형 밀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 2019년 필로폰 밀수 경로[관세청 제공=연합뉴스]

밀수 수법을 보면 항공 여행자가 몸이나 화물에 숨겨 들어온 경우(79.5%)가 가장 많았다. 커피 제품 등으로 속인 국제우편(15%), 특송화물(5.5%) 등이 뒤를 이었다.

필로폰은 주로 말레이시아(68.2㎏), 미국(13.7㎏), 태국(11.5㎏), 라오스(7.6㎏), 캄보디아(6.4㎏) 등으로,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미얀마·태국·라오스 국경지대) 필로폰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관세청은 이처럼 필로폰 밀수량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 90톤(t) 이상의 필로폰이 적발된 것으로 추산되고, 일본(2톤)·호주(11톤)·말레이시아(5톤)·베트남(6톤) 등 세계 주요국의 적발량도 2018년보다 증가했다.

▲ 2019년 필로폰 밀수 상대 국가[관세청 제공=연합뉴스]

관세청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국제 마약 범죄조직의 무차별적 필로폰 공급 확대를 꼽았다. 특히 중화계 마약 밀수 조직과 멕시코 카르텔이 세계 필로폰 시장을 독과점하기 위해 과잉 공급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검찰, 경찰, 국정원과의 공조 수사를 강화해 공항·항만, 해외 단속망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필로폰 국제 합동단속 작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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