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지난해 일본 상품 불매운동 여파로 하락 조짐을 보이던 맥주 수입액이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2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와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전년 3억968만달러(약 3천614억원)보다 9.3% 감소한 2억8천88만달러(약 3천278억원)로 집계됐다.

수입맥주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맥주 수입액이 줄어든 것은 2009년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모든 업종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시기다.

▲ 비어있는 일본산 맥주 자리[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입맥주의 부진은 무엇보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일제 불매운동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17~2018년 수입맥주 3강인 일본, 중국, 벨기에 중 중국과 벨기에 맥주는 지난해 수입액이 증가했으나 일본 맥주만 '반토막'이 났다.

2018년만 해도 일본 맥주는 7천830만달러(약 914억원)어치가 수입돼 2위 중국(4천91만달러·약 477억원), 3위 벨기에(3천618만달러·약 422억원)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49.2% 감소하면서 3천976만달러(약 464억원)를 기록, 중국(4천346만달러·약 507억원)에 1위 자리를 내주고 3위 벨기에(3천862만달러·약 451억원)에 바짝 추격당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일제 불매운동이 중요한 계기가 됐지만 수입맥주의 성장세는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 주세개편, 내려가는 국산맥주 가격[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맥주 수입액은 이미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2018년 국내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국산을 위협하던 수입맥주의 '호시절'은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부터 맥주 과세 체계가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기존에 수입맥주가 누렸던 가격 경쟁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편의점 CU 조사에서는 국산 맥주의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제 맥주 역시 국산 맥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1.9%에서 지난해 5.6%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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