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범호 기자] 북한이 미국의 요구로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반발하면서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반발하면서 앞으로 강경한 노선을 택할 것임을 시사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이번 회의 소집을 계기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하였으며,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또 이번 담화를 당국자 개인이 아닌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비교적 수위 높은 형식을 취함으로써 안보리 회의에 대한 강한 불만을 곁들였다.

대변인은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속에 미국이 우리에 대한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며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유엔 제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떠벌린 데 이어 미국은 안보리 공개회의라는 것을 벌여놓고 우리의 자위적인 무장 현대화 조치들을 걸고 드는 적대적 도발 행위를 또다시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과 같이 예민한 때에 미국이 우리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리 공개회의를 주도하면서 대조선 압박 분위기를 고취한 데 대하여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변인은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면서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선택하는 그 어떤 것에도 상응한 대응을 해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들은 때 없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 해제시켜보려는 미국의 날강도적인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전보장이사회가 주권국가의 자위적인 조치들을 걸고든 것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자주권 존중의 원칙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라며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7일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새로운 로켓엔진시험으로 추정되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직후 유엔 안보리 회의를 제의했다.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은 대북 협상에 유연하게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북한이 도발한다면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하는 등 강한 메시지를 함께 발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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