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시장에 진열된 돼지고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수지 기자]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과 베트남 등을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으로 국내 돼지고기값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당 5천800원 선이던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의 수입 냉동 삼겹살 시세(도매가)는 5월 말 현재 ㎏당 6천400원으로, 한 달 만에 10% 이상 가격이 뛰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보통 4∼5월 사이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가격이 2∼3% 정도 소폭 오르긴 하지만 10% 이상 오른 것은 다른 요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ASF의 영향이 국내에도 본격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 감소로 인한 파급효과는 이미 국내에도 미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4월 20일까지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3천789t보다 16.7% 감소한 6만9천830t에 그쳤다.

해외 시장에서도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CME) 거래 자료에 따르면 12월 인도분 돈육 선물 가격은 지난 3월 초 파운드당 65센트 선에서 지난 23일 기준 81.7센트까지 치솟았다.

최신 유럽위원회(EC) 자료에 의하면 5월 3주차(13∼19일) 유럽연합(EU) 돼지 지육가격(Weighted Average, Class S&E)은 ㎏당 1.73유로를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시세가 21.9%나 급등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국제 돼지고기 시세 급등세가 이미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수입 비중이 큰 스페인산 수입 돈육의 직매입 시세는 지난해 5월 ㎏당 4달러 초반에서 현재는 5달러 중반대까지 30%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유통업체와 대형 수입상 등이 벨기에산 돈육을 많이 판매했으나,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벨기에산 돈육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스페인산 돈육의 수입가가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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