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76.포항 남ㆍ울릉)의 지지자들이 포항에서 불출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지역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추락과 측근인 보좌관 비리 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당 쇄신과 화합 차원에서 내린 결단이므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 의원의 거취를 두고 지역이 술렁이고 있다.

한나라당 지역위원, 당직자, 당원 등 지지자 500여명은 12일 오후 포항시 남구 이 의원 사무소에 모여 "지역 유권자들의 의사를 감안하지 않은 채 중앙정치 논리에 의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무효"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또 "KTX 포항노선과 포항-울산 고속도로, 포항블루밸리, 영일만 확장 등 지역의 발전과 직결된 대형 국책사업의 시작단계에서 나온 불출마 선언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책무를 저버린 배신행위"라며 "이 의원은 앞으로 이같은 대형 국책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지역발전이지 썩어빠진 중앙정치 논리가 아니다"며 " 6선까지 키워준 지역민과 포항, 울릉발전을 외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한나라당이 인기를 잃은 것은 수도권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능 때문인데 왜 지역구에서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이 의원이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며 "불출마 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모든 지지자들이 힘을 모아 무소속 출마를 강행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내일은 국회 앞에서 불출마 철회를 촉구하는 상경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지지자들을 바라보는 일각의 시각은 곱지 않다.

민주당 포항남ㆍ울릉 지역위원회는 이와관련 "불출마 철회 요구는 아직도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과잉충성을 하려는 시늉이거나 이 의원의 이중플레이로 비춰질 수 있다"며 "과잉충성이든 이중플레이든 철회 요구는 지역민과 국민들에게 '쇼'로 비쳐질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경실련도 성명을 내고 "이 의원 스스로 한라당 쇄신과 화합을 위해 불출마 선언을 한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지지자들은 물론 한나라당 소속 포항시의원들도 대책논의를 위해 이날 열린 포항시의회 본회의에 대거 불참해 시민들을 무시하고 중앙정치의 들러리를 자처했다"고 비난했다.

포항남ㆍ울릉 선거구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기존에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사태를 관망해 오던 여야 출신 5-6명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여 혼전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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