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에서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야권통합 후보로 나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오차범위 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GH코리아가 지난 6~7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 원장은 41.2%의 지지를 얻어 40.4%를 기록한 박 전 대표를 0.8%p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원장은 지역별로는 서울, 연령별로는 이른바 ‘2030세대’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다. 서울에서 42.9%를 얻어 35.0%인 박 전 대표를 7.9%P 차로 앞섰고,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인 광주-전라에서도 66.3%의 지지로 박 전 대표(18.3%)를 압도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대구-경북지역에서 61.1%의 지지율을 기록, 안 원장(28.4%)을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박 전 대표는 부산-울산-경남과 강원에서도 각각 48.7%, 45.6%를 얻어 안 원장과의 격차를 벌렸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의 경우 각각 56.3%와 53.1%의 응답자가 안 원장을 선호한 반면, 60대 이상에선 51.4%가 박 전 대표를 지지했다. 50대에선 박 전 대표가 44.4% 지지율로 31.9%를 얻은 안 원장을 따돌렸다.

 

이어 양자대결이 아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는 박 전 대표가 31.1%를 얻어 1위를 유지했다. 안 원장은 24.2%로 2위.

 

특히 박 전 대표를 제외하고 ‘제도권 정치인’ 중 10% 이상 지지율을 얻은 사람은 없어 눈길을 끌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4.5%,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4.4%,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각각 2.8%, 2.7%를 얻었다.

 

이 신문은 “안 원장이 신당 창당과 총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세가 오히려 탄탄해지는 모습인 반면, 박 전 대표의 경우 특강·정책 세미나 등을 통해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지만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총선 불출마 선언에도 여전히 영향력

 

또 안 원장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야권통합정당을 공개 지지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보다 야권 후보를 찍겠다는 유권자들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내년에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0.5%가 민주당 중심 야권통합정당 후보를, 24.8%가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 원장이 야당을 공개 지지할 경우에는 45.6%가 ‘야당 후보를 찍겠다’고 밝혀 ‘여당 후보를 지지하겠다’(20.9%)보다 무려 24.7%p나 많았다.

 

‘안풍(安風)’이라는 변수를 넣지 않고 총선 지지 정당을 물었더니 야권통합 정당 지지율이 30.5%로 한나라당(24.8%)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안 원장의 만만치 않은 파괴력을 입증한 셈이다.

 

거꾸로 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 등 여권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등 야당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대구·경북에서도 야권통합 정당이 42.1%의 지지를 받아 한나라당(33.9%)을 8.2%p 앞섰다. 안 원장이 지지를 표하기 전에는 대구·경북에서 두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45.6%, 야권통합 정당 17.2%였다.

 

부산·경남 역시 안 원장 지지 후 야권통합 정당 지지율은 37.9%로 한나라당(26.4%)을 눌렀다. 안 원장 지지가 없을 경우의 정당지지도(야권통합 정당 22.2%, 한나라당 31.5%)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다만, 국민들은 안 원장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아예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이 45.3%로 ‘야권통합 정당을 뒤에서 지원하는 게 좋다’(20.2%)거나 ‘현재 추진 중인 야권통합 정당에 합류하는 게 좋다’(19.4%)보다 많았다. 차기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51.6%로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답변(34.2%)을 17.4%p 앞섰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보다 ‘잘했다’(30.2%)보다 ‘못했다’(53.9%)는 답변이 훨씬 많았다. RDD(임의번호 걸기)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였다.

 

뉴스파인더 김봉철 기자 (bck0702@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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