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이 사퇴했다고 한다. 그들 개인이 중요한 건 아니다. 다만 이렇게 해서 한나라당을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왔으면 한다. 한나라당은 지금 상태로는 시체나 다름없다. 아예 땅속에 묻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그 똑같은 그 얼굴들이 옷만 갈아입어서야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모조리 다 바꿔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반은 갈아치워야 한다.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 어떤 사람을 데려와야 하나? 뺀질뺀질한 모범생만으론 안 된다. 좋은 학교 나와서 출세가도만 달린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망쳤다.


그렇다고 좋은 학교 다닌 것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문제의식, 그것을 위한 전사(戰士)적 기질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최소한의 문제의식이란 무엇인가? 김정일과 종북주의자들에 대한 투철한 대항의식이다. 그것만 있으면 국내문제에 관한 정책에서는 다소 보수적이든 다소 진보적이든 너무 따질 것 없다. 그런 이들을 데려가도록 대한민국 진영이 리스트를 만들어 한나라당에 들이밀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지금 상태로는 시체다. 생각 같아서는 아예 간판을 내렸으면 하지만 그건 너무 과격한 감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환골탈태 정도도 하지 않으면 우파 유권자들이 열나게 투표장을 찾을 흥미를 잃을 것이다. 필자부터도 기권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좌파 득세를 시키겠다는 거냐고 묻겠지만, 한나라당의 그런 “너희가 우리 말고 어딜 가?” 하는 공갈에 이젠 더 이상 넘어가지 않을 작정이다.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 날이 줄초상 나는 날일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줄초상의 숫자를 조금이라도 줄일 생각이 있다면 당장 제 몸을 절반 정도 내놓아야 한다.
류근일<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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