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편의점에 불을 질러 점주를 사망하게 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더 가중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현존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46)씨에게 1심의 징역 13년보다 무거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7월 A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던 김씨는 카운터에 있던 A씨의 부인과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길가에 있는 플라스틱 통을 집어 들고 인근 주유소에 가서 휘발유 9리터가량을 샀다.

이후 편의점에 찾아가 카운터와 진열대 쪽으로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여 진열대 쪽으로 집어 던졌다.

이 불로 당시 카운터에서 근무하던 A씨의 온몸에 불길이 번졌고, 편의점도 모두 불에 탔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고, 이에 김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편의점 내에 피해자가 있는 걸 뒤늦게나마 인지했음에도 불이 붙은 종이를 휘발유가 뿌려진 곳에 던졌고, 불을 끄려는 시도 없이 범행 장소에서 도주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와 처는 편의점에서 시간을 달리해 일하면서 살고 있던 선량한 시민이었다"면서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1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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