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1%를 밑돌았다.

국제유가 안정과 유류세 인하 조치, 서비스물가 및 농축산물 상승 폭 둔화 등이 물가 상승률을 떨어뜨렸다.

1일 통계청이 공개한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1월보다 0.8% 상승한 104.24(2015년=100)로 집계됐다.

이 상승률이 1% 미만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0.8%)에 이어 12개월 만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이 상승률은 2016년 8월 0.5%였다가 그 후에는 2018년 1월과 지난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1%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물가안정목표(2%)와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유가·농산물 등 영향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대 안정된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지난달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0.7% 하락해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끌어내렸다.

공업제품 물가는 2016년 8월 0.7% 하락한 후 줄곧 보합 또는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석유류는 지난해 1월보다 9.7% 떨어졌다. 품목별 하락률은 휘발유 12.7%, 경유 7.0%, 자동차용 LPG 9.4% 등이다.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2.5% 상승해 전체 물가를 0.19%포인트 끌어올렸다.

농산물은 기상·수급여건이 나아지면서 상승 폭이 전달(10.7%)보다 축소된 5.3%를 기록했다. 축산물은 1.5% 하락했다.

서비스 요금은 1.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77% 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공공서비스 요금은 0.3% 하락했으나 개인서비스요금이 2.5%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요금은 입원실 등 건강보험 적용 확대, 통신비 감면 등 효과가 이어지면서 2012년 2월에 0.5% 하락한 후 6년 11개월 만에 처음 떨어졌다.

 

외식비는 지난해 1월보다 3.1% 상승했다. 외식물가는 작년 4월 3.1% 오른 후 10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김밥(6.5%), 도시락(6.5%), 죽(6.4%), 치킨(5.9%), 떡볶이(5.7%), 갈비탕(5.5%) 등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안정과 유류세 인하 조치, 서비스물가 및 농축산물 상승 폭 둔화 등을 물가 상승률이 1%를 하회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외식비에 관해서는 "임대료와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작년 1월부터 조금씩 상승했고 작년 4월부터 계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했지만, 2016년 8월 -0.2%를 기록한 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1.2% 올랐다.

물가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상승률은 1.2%였다.

설을 앞두고 배추(-14.0%), 무(-11.9%), 소고기(-0.9%), 돼지고기(-3.4%) 등 주요 농축산물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구제역 발생에도 아직은 일부 지역에 영향이 국한돼 소·돼지고기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생산이 감소한 사과·배 가격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설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설 명절을 맞이해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대책회의를 매일 열어 상황 점검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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