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광 기자] 국내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는 만성 통증환자 5명 중 명은 1명은 오남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지연 교수팀은 지난해와 올해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만성 통증환자(암환자 제외) 258명을 대상으로 의존성을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처방외복용, 과량복용, 잦은 처방전 분실 등 마약성 진통제 의존 가능성이 있는 평가항목 7개를 적용해 조사했다.

 그 결과 258명 가운데 55명(21%)이 마약성 진통제 의존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마약성 진통제를 만성적으로 처방받는 환자 5명 중 1명꼴로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젊은 환자와 알코올·약물 남용, 우울증이 있는 경우 마약성 진통제 의존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마약성 진통제 의존성을 보이는 환자는 하루 평균 모르핀 사용량이 약 169㎎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 30% 더 많았다.

의존성 여부와 관계없이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들은 불안감, 우울감, 심각한 불면증을 보였고, 특히 약 3명중 2명인 66.7%가 "통증 때문에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또 우리나라 마약성 진통제 소비량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적은 편이지만 최근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어 복용·처방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통증정책연구그룹(PPSG)이 최근 발표한 2017년 기준 국가별 마약성 진통제 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의 1인당 마약성 진통제 소비량은 연간 55㎎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소비량은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 258㎎과 미국 678㎎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2005년에 비해 6배가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국내에서도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약성 진통제 사용 장애에 대한 평가와 이에 대한 대처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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