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기자] 법원의 음주운전 유죄 확정판결과 상관없이 음주운전으로 세 차례 이상 적발되면 '음주운전 3진 아웃제'를 곧바로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 모(35)씨의 상고심에서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취지로 제주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3진 아웃제는 반복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음주운전 발생을 예방해 교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며 "'음주운전 금지를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해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이 인정되는 사람으로 해석해야 하고, 그에 대한 형의 선고나 유죄 확정판결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을 '2회 이상 위반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이 또 음주운전을 한 경우에는 일반 음주운전죄보다 강화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그러나 음주운전 2회 전력을 단순히 적발만 돼도 인정할 것인지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확정받은 경우에만 인정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아 그 동안 엇갈린 하급심 판결이 내려졌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로 논란이 일단락됐다.

강씨는 지난해 2월 27일 혈중알콜농도 0.177%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강씨가 2008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은 전력이 있고, 2017년 2월 2일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재판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강씨에게 '음주운전 3진 아웃제'를 적용했다.

강씨는 이외에도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헤어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도 받았다.

1심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으로서 다시 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검찰의 음주운전 3진 아웃제 적용이 옳다고 판단했다. 다른 혐의도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단속사실 만으로 위반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며 강씨에게 음주운전 3진 아웃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17년 2월 2일 음주운전 혐의가 아직 재판 중이므로 강씨의 음주운전 전력은 2008년 음주운전 한 번뿐이라는 것에 따라 강씨의 다른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형량을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음주운전 3진 아웃제는 유죄 확정판결과 상관없이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적발된 전력이 있으면 적용할 수 있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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