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숙박·음식점업의 대출이 고금리인 제2금융권 위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숙박·음식점업 대출은 15조5천24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2% 증가했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은 수출입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을 뜻한다. 예금은행보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많아 대출금리도 높다.

숙박·음식점업 비은행 대출은 2014년 3분기부터 매 분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말 현재 대출 잔액은 불과 3년 전인 2015년 2분기(7조9천705억원)의 2배로 늘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1분기(5조3천596억원)와 견주면 3배로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 대출이 비은행 중심으로 늘어나는 것은 자영업 과당 경쟁과 내수 부진이 얽힌 결과로 보인다.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대거 은퇴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장년들도 숙박·음식점 창업에 나서면서 경쟁은 심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5년 13.4%로 5년 전보다 9%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창업 후 3년 생존율은 2015년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이 30.2%에 그친다. 전체 산업 평균(39.1%)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손님이 줄고 사업 이익이 줄면서도 생계 때문에 영업을 접지 못하는 숙박·음식점 업주들이 '버티기' 영업에 들어갈수록 비은행 대출이 늘어나는 특성도 있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외 정책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여 숙박·음식점 업주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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