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때 연설문 초안들을 미국 연설문 작성업체가 작성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7일 “중대한 대통령 연설이 있을 때 외부의견을 구하고 자문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같이 말한 뒤, “이는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던 일” 이라며 “예산을 적정하게 사용했느냐는 문제를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연설문 내용을 의뢰하는 것 자체를 쟁점화 하는 것은 너무 나간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에 얘기된 업체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의견을 구해 청와대가 이를 수렴해 연설문을 만들었다” 면서 “연설문을 외국업체가 만들었다는 식의 주장은 전후 사정에 맞지 않는 호도”라고 지적했다.

 

다른 청와대 참모도 “대사관 측에서 관행에 따라 현지 업체들에도 초안을 의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연설문 작성시 참고하는 다양한 참고 자료 중 하나로 활용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공개된 미 법무부의 FARA (외국로비업체공개법) 자료에 따르면 주미한국대사관은 워싱턴의 연설문 작성업체인 웨스트윙라이터스(West Wing Writers)에 의뢰해 이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미 상공회의소, 백악관 환영행사·국빈 만찬, 국무부 오찬 등 총 5개의 연설문 초안 작성을 의뢰했다. 의뢰 가격은 약 4만6500달러(약 5180만원)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하는 우리 국익과 관련된 중요한 연설들을 미국 업체에 맡김으로써 상대적으로 우리 시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스파인더 권순익 기자 ciaag@newsfin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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