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 설비[로이터=연합뉴스]

[윤호 기자]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폭락했다.

산유국들의 감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데다, 글로벌 원유수요도 당초 기대치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데 따른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24달러(7.1%) 하락한 5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5년 9월 이후로 3년여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이다.

WTI는 이번 주까지 포함하면 6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3일 배럴당 76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하락했다.

12월물 브렌트유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오후 5시 현재 전날보다 배럴당 4.94달러(7.05%) 내린 65.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에 이어 브렌트유도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 약세장은 일반적으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할 때를 의미한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지난 12일 "산유국들은 하루 100만 배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지만,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다.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내놨다.

국제유가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도 0.4% 하락하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결국 하루만에 무너졌다.

여기에 OPEC의 수급 전망 보고서가 유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OPEC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OPEC 회원국의 산유량은 하루평균 12만7천 배럴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그렇지만 올해와 내년의 수요전망치는 기존보다 하루평균 4만 배럴과 7만 배럴 각각 하향 조정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7개 셰일오일 지대 산유량이 다음 달 하루 평균 11만3천 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초과공급의 공포가 유가를 떨어뜨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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