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길을 채우고 있는 것은 어지러운 전깃줄과 전봇대였다.

승용차도 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좁은 골목길을 거닐다 보니 마치 조세희나 이창준의 소설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다.

'이 동네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구나!'

그립던 옛 추억을 되살리듯 천천히 시내를 거슬러 올라갔다.

이곳은 종로구 창신동.

옛 봉제공장들이 즐비하던 곳이다.

옛날 우리네가 살아왔던 모습이 마치 오래된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곳은 1970년대 자리 잡은 봉제공장들이 아직까지 남아서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이다.

일반 다가구 건물들도 모조리 미싱 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덕분에 건축학 개론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창신동에 도시재생의 작은 바람이 불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인구 감소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창의적인 행정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 환경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는 재개발 등의 방식보다는 도시의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 활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런 배경을 가진 창신동에서 토요일인 2일 창신동의 문화예술프로그램 '창創신新 문화밥상'이 열렸다.

창創신新 문화밥상은 문화를 통해 창신동을 새롭게 창조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 문화밥상 공연(아트브릿지)

이 행사는 창신동에 둥지를 튼 문화예술사회적기업 '아트 브릿지'가 지난해부터 주민들의 옛 정취에 끌려 이곳을 찾은 손님들을 아울러 만들어내는 문화 나눔 잔치다.

[봉제역사탐방(아트브릿지)]
봉제역사탐방(아트브릿지)

특히,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창신동의 주민인 파파야(예명) 씨의 결혼식이 열린다.

파파야 씨의 러브스토리에 창신동의 봉제 역사를 담은 뮤지컬 형식의 공연도 펼쳐진다.

자녀들이 쓴 편지를 낭독하고, 창신동 이야기를 소재로 한 토크쇼도 열린다.

▲ 봉제역사탐방(아트브릿지)

체험메뉴인 '창신동 역사문화탐방단'은 창신동과 봉제 거리, 지역 근현대 문화명소와 도시재생 지역을 창신숭인도시재생협동조합과 함께 창신동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봉제역사관 이음피움의 전시와 봉제 해설, 그리고 각종 봉제체험도 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인기를 사로잡는 교육적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봉제공장 찾아가는 공연(아트브릿지)

◇ 공연정보

이번 달 공연은 2일 창신동 달커피 앞 창신소통공작소 앞에서 열린다.

자세한 프로그램 안내는 아트브릿지 홈페이지(www.artbridge.or.kr)와 공식 SNS 채널 등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연합)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