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채소류 가격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휘발유·경유 가격도 치솟았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9월 2%대를 유지하다 같은 해 10월 1.8%를 기록한 뒤 8개월째 1%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2012년 11월∼2016년 12월(4년 2개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에는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9.0% 오르면서 전체물가를 0.38%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13.5% 올라 지난해 8월 22.5%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쌀도 29.5% 상승하면서 3월(26.4%) 이후 3개월째 두 자릿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감자가격은 59.1% 상승하면서 전달(76.9%)보다 상승 폭은 다소 축소됐다. 무 가격은 45.4%, 고춧가루 가격은 43.6% 올랐다.

채소류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식비와 관련된 물가상승이 전반적으로 두드러졌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2.5% 상승해 소비자물가를 역시 0.35%포인트 끌어올렸으며, 음식 및 숙박비 물가는 2.7%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0.35%포인트 견인했다. 외식비는 4월과 마찬가지로 2.7% 상승했다.

전달 4.7% 하락했던 축산물 가격은 8.1% 떨어지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전기·수도·가스 가격도 3.3% 하락하면서 지난해 11월(-6.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석유류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6.0% 오르면서 전체물가를 0.27%포인트 올리며, 작년 12월 7.5%를 기록한 이후 최근 5개월 사이에 가장 높았다.

이 중 휘발유는 6.3%, 경유는 8.1% 올라 각각 최근 6개월과 1년 사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물가지수는 104.35로, 2015년 7월 104.44를 기록한 후 최근 34개월 사이에 가장 높았다.

경유의 물가지수는 105.67로, 2014년 12월 113.609까지 오른 후 최근 41개월 사이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교육비는 1.4% 올라 최근 17개월 사이에 가장 높았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4% 상승했고, 신선식품지수는 채소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4.5% 올랐다.

생활물가는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약 140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됐고,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3% 상승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배추 등이 기저효과로 상승 폭이 확대됐지만, 축산물은 닭, 돼지고기, 달걀 등이 전년 같은 달보다 많이 떨어졌다"며 "작년과 비교하자면 전체물가는 안정세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물가는 유가 상승 등으로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확대할 것"이라며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위해 알뜰주유소를 활성화하고 가격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등 석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향후 물가는 채소류 가격이 안정되면서 1%대 중반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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