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형 기자] 초미세먼지 PM2.5의 측정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한 최근 한 달 동안 서울의 PM2.5 '나쁨' 일수가 전보다 3배가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PM2.5 기준이 강화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6일까지 한 달간 서울의 PM2.5 '나쁨'(일평균 36∼75㎍/㎥)일 수는 총 7일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발암물질인 PM2.5의 환경기준을 현행 일평균 50㎍/㎥에서 35㎍/㎥로, 연평균 25㎍/㎥에서 15㎍/㎥ 강화하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이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에 맞춰 27일부터 미세먼지 예보등급도 '좋음'은 '0∼15㎍/㎥', '보통'은 '16∼35㎍/㎥', '나쁨'은 '36∼75㎍/㎥', '매우 나쁨'은 '76㎍/㎥ 이상'으로 강화했다.

새 기준을 적용한 첫날인 지난달 27일에는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서울의 일평균 농도가 61㎍/㎥까지 올랐다.

이튿날에는 다소 줄기는 했지만 37㎍/㎥로, 여전히 나쁨에 들었고, 29일(43㎍/㎥)과 30일(37㎍/㎥)까지 나흘 연속 나쁨에 들었다.

서울에서 다시 '나쁨' 수준으로 PM2.5 농도가 오른 것은 20일 뒤인 이달 19일이다. 당시 서울의 일평균 PM2.5 농도는 40㎍/㎥였다. 이후 20일에는 55㎍/㎥까지 치솟았고, 21일에는 40㎍/㎥로 사흘 연속 나쁨을 기록했다.

3월 27일부터 이달 26일까지의 농도에 강화 전 기준(나쁨 51∼100㎍/㎥)을 대입하면 나쁨에 해당하는 날은 3월 27일과 4월 20일 이틀 뿐이다.

앞서 민간 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는 2014∼2016년 서울의 대기환경정보(확정치)를 바탕으로 PM2.5 일평균 관측값을 분석해 기준 강화 시 나쁨일 수가 4배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케이웨더 분석에 따르면 기준이 강화하기 전인 2014∼2016년 나쁨인 날은 연평균 13.7일이었다. 하지만 강화한 기준인 35㎍/㎥로 따졌을 때는 '나쁨'인 날이 60.0일에 달해 약 4.4배로 늘었다.

환경부는 당장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기는 어렵지만,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선제 대응을 통해 민감 계층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저감조치에 나설 수 있는 모멘텀(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기준은 관련 대책 추진의 근간이 되므로 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하면 실질적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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