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지 기자] 우리나라 가계 빚이 경제성장세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며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3분기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4.4%로 전 분기보다 0.6%p(포인트), 전년 말(92.8%)에 비하면 1.6%p 뛰었다.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4년 2분기를 시작으로 14개 분기 연속으로 상승했다. 조사대상 43개국 가운데 상승 기간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이 기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2.5%p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노르웨이(16.1%p)와 중국(14.0%p)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가계부채 비율의 순위도 이 기간 12위에서 7위로 5계단 뛰어올랐다.

현재 한국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는 스위스(127.6%), 호주(120.9%), 덴마크(116.8%), 네덜란드(106), 노르웨이(102%), 캐나다(100.4%) 등이고, 스웨덴, 영국, 아일랜드, 포르투갈,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낮아졌다.

한국은 2014년 대출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가계대출이 급격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정부는 2014년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었다. 한국은행도 그때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신용은 1천450조8천939조원을 기록했다.

연간 증가 규모가 2013년에는 55조2천461억원(5.7%)였는데 이후 2014년 66조2천187억원(6.5%), 2015년(117조8천400억원, 10.9%)), 2016년(139조4천276억원, 11.6%)에는 폭증했다.

지난해에는 금융불안 우려에 정부가 대출 규제를 다시 강화하고 한은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증가 규모가 108조3천671억원(8.1%)으로 다소 둔화했다.

가계대출이 경제 성장률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가계 소득대비 빚 부담도 커졌다.

한국 가계 부문 DSR(Debt service ratios)는 작년 3분기 12.7%로 전 분기보다 또 0.1%p 올라갔다. DSR는 2015년 2분기부터 쉼 없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DSR는 소득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DSR가 높으면 소득에 비해 빚 상환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 DSR 상승 폭은 조사대상인 주요 17개국 가운데 두드러지게 높은 편이다. 지난해(1∼9월) 들어 0.3%p 올라서 상승 폭 1위였다.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각각 0.2%p, 핀란드가 0.1%p 올랐다. 그 밖에는 변동이 없거나 아예 하락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0.5%p 떨어졌고 스페인과 독일은 각각 0.4%p, 독일은 0.2%p 하락했다.

비교 기간을 확대해봐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2년간 1.3%p 치솟았는데 그다음으로 높은 스웨덴은 0.4%p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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