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화재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전방위 수사에 나서며 조만간 건물주 등에 대한 입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수사본부는 24일 건물주 이모(53)씨에 대해 2차 참고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이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에 불응하자 입원 중인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1차 조사를 했다.

이씨가 이날도 출석하지 않으면 경찰은 다시 병원에 수사관을 보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불이 난 스포츠센터의 불법 용도 변경이나 개조, 대형 참사를 빚은 화재 발생 책임 책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또한 스프링클러 미작동, 희생자가 많았던 2층 여성 사우나 시설 비상구 폐쇄 책임 소재도 따지고 있다.

경찰은 스포츠센터 운영과 관련해 이씨가 법을 위반한 혐의가 확인된 만큼 조만간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 입건할 방침이다. 이씨에 대한 입건은 이르면 이날 2차 조사 뒤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소방 점검에서 미비점이 드러났는데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 책임 규명을 위해 제천소방서와 소방시설관리업체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하고 있다.

불이 난 건물은 지난달 30일 소방시설관리업체 J사로부터 소방 점검을 받았다.

J사는 소방서에 제출한 점검표에서 1층 출입구와 지하실의 스프링클러 보수, 일부 층 피난유도등 작동 불량을 지적했지만, 이런 지적사항은 이후 전혀 시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화재 당시 건물 내 일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고, 피난 유도등도 꺼져 있었다.

특히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난 2층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 통로는 철제 선반으로 막혀 있었지만, 소방 점검표에서는 아예 빠져 있었다.

29명이 숨지고 36명 부상한 대형 참사가 발생한 만큼, 경찰로서는 관리·감독 책임을 진 소방서와 J사가 소방 점검을 제대로 했는지,현장에서 수거한 휴대전화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합동감식을 통해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사망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7대와 가방 등 유류품 20여점도 분석할 방침이다.

이 휴대전화로 화재 당시 상황이나 최후 생존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와는 별도로 시설 관리자 2명을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1층 천장에서 얼음 제거 작업을 벌였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역시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23일까지 화재 현장 목격자 4명, 탈출자·부상자·유족 34명 등 총 38명을 상대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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