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중국발 미세먼지가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하늘을 '회색빛'으로 물들였다.

특히 전국 곳곳에서 목표물을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 시정이 2∼3㎞ 안팎에 불과할 만큼 짙은 안개가 깔려 항공기 결항 사태가 빚어지는 등 성탄절 연휴 나들이객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24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성탄절 연휴를 앞둔 23일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중국 동부지역의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대기 흐름이 꽉 막힌 탓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까지도 미세먼지 농도가 곳곳에서 '나쁨' 수준까지 올라갔다.

환경과학원은 이날 현재 수직 혼합고가 낮아 대기가 잘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 진한 황색 지역은 오염물질이 수직으로 확산되는 높이가 낮아 대기 정체가 발생하는 곳을 뜻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연합뉴스]

수직 혼합고란 오염물질이 상공으로 올라가서 혼합될 수 있는 최대 고도를 뜻한다. 오염물질을 만들어내는 배출원은 자동차나 공장처럼 대체로 지상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데, 이 물질들이 상공으로 높이 뻗어 올라가야 확산이 일어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연휴 기간 혼합고가 상대적으로 낮아 미세먼지가 지상과 가까운 상공에서 그대로 쌓여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23일 오후 1시께 경북 서부권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서울, 인천 강화, 강원 원주·춘천, 경기 중부·동부·남부·북부권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시각 현재 서울과 경기 북·중부, 인천 강화권에서 주의보가 해제된 가운데 충북 북부와 중남부가 추가로 발령됐다.

▲ 24일 정오 현재 전국 17개 시·도별 미세먼지 PM2.5 농도[국립환경과학원 제공=연합뉴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 9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되며 시간 평균 농도가 50㎍/㎥ 미만이면 해제된다.

이날 정오 현재 전국 17개 시·도의 일평균 미세먼지 PM2.5 농도는 경기 92㎍/㎥, 충북 87㎍/㎥, 서울 82㎍/㎥, 강원 75㎍/㎥, 경북 72㎍/㎥, 인천 65㎍/㎥, 대구 63㎍/㎥, 충남 53㎍/㎥, 부산·울산 52㎍/㎥, 전북 51㎍/㎥ 등을 기록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PM2.5 농도 등급(㎍/㎥·일평균)상 모두 '나쁨'(51∼10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경기 안산시 부곡동 158㎍/㎥, 인천 강화군 송해면 136㎍/㎥, 서울 서초구 132㎍/㎥, 강원 원주시 명륜동 123㎍/㎥, 충북 청주시 문화동 112㎍/㎥, 경북 양산시 북부동 106㎍/㎥, 경북 영주시 휴천동 104㎍/㎥ 등 이날 한때 PM2.5 최곳값이 100㎍/㎥를 넘은 곳도 많았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일 때는 장시간이나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눈이 아프거나 기침, 목 통증으로 불편한 경우 특히 실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때마침 내린 비에 씻겨 이날 밤부터 농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오후 1시 현재 전국의 일 강수량은 전북 부안 28.0㎜, 전남 영광 26.0㎜, 인천 20.4㎜, 대전 20.2㎜, 서울 18.5㎜, 충남 보령 17.8㎜, 경남 김해 16.4㎜ 등을 기록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영남권은 이날 오후까지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했다. 25일은 전 권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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