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욱 기자] 해외에 콜센터 조직을 운영하면서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9억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3일 보이스피싱 3개 조직을 적발해 총책 김모(35)씨와 브로커, 인출책 등 25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또 범행을 도운 콜센터 직원 등 8명도 불구속 송치됐다.

김씨 등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칭다오, 필리핀 마닐라 등에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을 운영하면서 대출회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133명에게서 약 9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주로 대부업체나 제3금융권을 이용한 적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캐피탈' 직원이라고 속인 뒤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보증금 등을 먼저 입금해야 한다며 돈을 받아 챙겼다.

심지어 이들은 10대 청소년 2명을 고용해 피해자에게 돈을 받아내는 인출책 역할을 맡겼고, 피해자 집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돈 가방을 훔쳐오라고 시키기도 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해외에 콜센터 사무실을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에는 한 번에 약 2천만 원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와 함께 콜센터를 운영하던 전모(39)씨 등 달아난 공범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금융권이나 대부업체보다 현저하게 낮은 금리를 제시하거나 대출을 미끼로 보증금 등을 요구하는 전화, 문자 메시지 등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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