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필로폰·엑스터시 등 암페타민 계열 마약을 기존 분석기보다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휴대용 마약 검출 센서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단장 김기문)과 포스텍 오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은 극미량의 샘플로 암페타민 계열의 마약을 검출할 수 있는 휴대용 마약 검출 센서(이하 마약 센서)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켐'(Chem) 이날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 연구팀이 개발한 마약 검출 센서(왼쪽)와 스마트밴드 타입으로 제작된 센서(오른쪽)[IBS 제공=연합뉴스]

연구팀은 유기반도체(탄소 기반 화합물로 이루어진 반도체) 소자에 '분자인지'(분자들이 서로 짝을 알아보고 합쳐지는 것)를 적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유기반도체 소자 표면에 암페타민 계열 마약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인지하는 쿠거비투릴 분자층을 3∼4겹 코팅하는 방식이다.

암페타민 분자가 쿠커비투릴과 결합하면 쿠커비투릴의 전하 배치가 바뀌게 되는데, 이때 반도체 소자가 반응하면서 전기 신호를 보내게 된다.

가로 1.5cm, 세로 3.5cm 크기의 이 마약 센서를 이용하면 소변, 땀, 침 한 방울이면 초미량의 마약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마약 센서의 민감도는 물의 경우 0.1 ppt(1조분의 1 분자 단위), 소변은 0.1 ppb(10억분의 1 분자 단위)의 농도까지 반응한다.

소변의 경우 민감도가 기존 휴대용 분석기의 1만배에 달한다.

▲ 마약 센서의 작동 원리[IBS 제공=연합뉴스]

필로폰이나 엑스터시와 같은 암페타민 계열 마약은 모두 검출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연동해 검출 결과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김기문 IBS 연구단장은 "음주단속처럼 간단하게 마약 투약 여부를 실시간 단속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환경호르몬이나 독성·위험 물질을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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