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국내 종합병원 초진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시간을 분석한 결과 환자들은 평균 6.2분에서 최소 8.9분으로 늘어나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환자들은 진료시간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약 6천원을 추가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중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교수팀은 지난해 8월 병원을 찾은 초진환자와 보호자 612명(평균나이 44.8세)을 대상으로 1인당 평균 진료시간과 만족하는 진료시간, 추가 비용 지출 의사 등을 조사해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초진환자는 해당 질환으로 진료 의사와 처음 만나는 경우를 말한다. 초진환자는 본인의 증상을 가급적 자세히 의사에게 설명해야 하고, 의사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 [그래픽] 초진환자 만족 진료시간 평균 8.9분…현실은 6.2분

하지만 의료계는 우리나라의 경우 초진환자의 외래 진찰료가 낮아서 병원 운영을 위해 제한된 시간 내에 가능한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만 병원 운영이 가능한 상황으로 많은 진료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초진환자 1인당 평균 진료시간은 6.2분이었다. 이는 2015년 국정감사에서 발표된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의 초진환자 1인당 평균 진료시간 7.4분보다도 짧은 수치다. 서울대병원은 당시 4.3분으로 국립대병원 가운데 최단 시간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진료과목별로는 정신건강의학과와 일반외과의 실제 진료시간이 각각 13.9분, 9.0분으로 가장 길었다. 진료시간이 가장 짧은 과목은 정형외과로 환자 1인당 3.7분을 진료했다. 상대적으로 환자가 많은 내과의 경우는 평균 5.4분을 진료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하지만 환자들이 제시한 '만족하는 진료시간'은 평균 8.9분으로 실제 진료시간과 2.7분의 차이를 보였다.

만족하는 진료시간 역시 정신건강의학과가 16.2분으로 가장 길었다. 이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들의 특성상 의사와의 장시간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어 환자들이 평균 10분 이상 진료해야 만족한다고 꼽은 과목은 일반외과(10.0분), 산부인과(10.2분), 재활의학과(10.2분) 등이었다. 내과의 경우 7.9분으로 진료시간을 2.5분 더 늘려야 환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응답자 중 62.3%(381명)는 자신이 만족하는 진료시간을 위해 본인부담금을 평균 5천853원 더 지급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추가 비용 지불 의사를 밝힌 환자들만 보면 만족하는 진료시간이 10분으로 더 길었다. 만족하는 진료시간이 길수록 지불 가능 금액도 증가했다.

요즘 의료계에서는 환자들의 이런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평균 진료시간을 늘리려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심장클리닉 초진환자의 진료시간을 15~20분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서울대병원은 9월부터 11개 진료과목에서 '15분 진료'를 1년간 시범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연구팀은 "진료시간이 늘어나는 만큼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면서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진찰료 산정기준의 변경이 어렵다면, 현재의 일률적인 진찰료 산정방식에 진료시간에 따른 보상이라도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보건행정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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