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기자]  '내 삶이 한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돌아보니 가진 것을 다 줘서 후회는 없다'

향년 91세 나이로 23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생전에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24일 아름다운재단은 "김 할머니는 재단의 1호 기금 출연자였다"면서 "할머니는 평생 모은 돈을 장학사업에 써달라며 기부하신 분"이었다고 밝혔다.

▲ 2000년 8월 30일 아름다운재단 '김군자할머니기금' 전달식에 참여했던 김군자 할머니 생전 모습.[아름다운재단 제공=연합뉴스]

재단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아름다운재단이 창립한 직후인 2000년 8월 평생 모은 돈 5천만원을 기부해 '김군자할머니기금'이 조성되었고, 이어 2006년에 추가로 5천만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할머니의 기부 소식이 전해진 후로 17년 동안 많은 시민이 기금에 동참해 올해 7월 현재 김군자할머니기금의 누적 모금액은 약 11억원에 달하고, 기금을 통해 학비 지원을 받은 장학생은 약 25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13살에 부모를 여의어 8개월간 야학에 다닌 것이 배움의 전부였을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고 한다.

▲ 2015년 생신 때 아름다운재단 간사들과 만났던 김군자 할머니 생전 모습.[아름다운재단 제공=연합뉴스]

이 때문에 할머니는 청년들이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육시설에서 자란 대학생들 학비를 지원해달라"며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 할머니 빈소에는 김군자할머니기금 장학생들의 발길이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관계자는 "올해 5월 할머니 생신 때 재단 간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할머니는 '내 삶이 한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돌아보니 가진 것을 다 줘서 후회는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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