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잘 사시오" 

13일 간암으로 별세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가 아내 류샤(劉霞·55)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다. 

14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 의료진은 전날 외신 기자회견에서 류샤오보가 오후 5시 35분 사망했으며 부인 류샤와 형 류샤오광(劉曉光), 동생 류샤오쉬안(劉曉喧)이 임종을 지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샤오보는 중국 반체제 인사로서 상상할 수 없는 탄압과 투옥, 엄혹한 감시 속에서 살면서도 외국으로의 도피를 거부해왔으나, 간암 말기로서 죽음을 예감하고선 아내의 장래를 걱정해 외국으로의 이송 치료를 강력히 희망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 임종 앞둔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와 류샤 부부

류샤오보는 자신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류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 그런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의료진측은 류샤오보의 암이 1주일 새 매우 빠르게 확장한 특이한 유형이었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은 류샤오보가 전날 새벽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았지만, 오전 11시께 또다시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류샤오보 친구 10명은 전날 밤 배포한 공동 성명에서 류샤오보가 당대 중국 내 자유와 인권 운동의 가장 중요한 대변자 중 한 명이었다며 류샤오보가 자유를 위한 중국인의 끈질긴 투쟁을 상징했다고 밝혔다.

류샤오보는 1938년 나치 산하 병원에서 사망한 독일 평화주의자 카를 폰 오시에츠키에 이어 두번째로 구금된 상태에서 사망한 노벨상 수상자다.

류샤오보는 중국의 광범위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2009년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010년 중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5월 말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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