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 기자] 미국과 캐나다가 '우유'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특히 양국 정상이 우유에 붙이는 관세를 놓고 직접 전면에 나서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먼저, 캐나다가 미국산 치즈 원료용 우유(ultra-filtered milk)에 관세를 부과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낙농가에서 불만의 소리가 커진 것이 발단이었다. 보호무역 강화로 집권 초반 위기를 돌파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외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 안보를 침해하는지 조사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효하는 내용의 행정각서에 서명한 뒤 "캐나다가 우리 낙농업자들에게 한 일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는 우리나라에 재앙이 돼왔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약 2주 동안 나프타에 대해 무엇을 할지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지역 기반 중 하나인 위스콘신 주(州)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캐나다의 우유 관세 부과에 대해 "매우, 매우 불공정하다"면서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시정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된 공세를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반격에 나섰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경제 통신사인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유제품은 타당한 이유로 보호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캐나다와의 유제품 무역에서 4억 달러의 흑자를 낸다. 따라서 미국이 처한 도전은 캐나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농업 분야에서만큼은 우리가 글로벌 자유무역 시장에 있지 않은 것처럼 하자"고 제안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캐나다가 미국 입장에서 가장 큰 수출 시장이면서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캐나다를 공격하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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