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기온 급강하로 따스한 햇볕과 불빛이 그리운 때다.

따복버스를 타고 그 따스한 불빛을 찾아 나들이하면 어떨까.

'따뜻하고 복된' 서비스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다.

따복버스는 기존 버스회사에서 운영하기 힘든 오지 마을들을 이어주는 경기도의 교통수단이다.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의 출퇴근 용도로 자주 애용되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훌륭한 여행수단이 된다.

가기 힘든 오지를 주로 다니기 때문에 의외의 여행지를 찾을 수 있다.

먼저 파주 시내 먼 곳을 다니는 15번 따복버스를 보자.

▲ 벽초지 수목원의 유럽식 정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광탄면 창만리에 있는 '벽초지문화수목원'이다.

평소에는 아름다운 호수와 튤립 등 잘 가꿔진 정원이 매력적인 곳이다.

그러나 바로 며칠 전부터 따스한 빛이 그리운 계절을 맞아 '사랑이 내리는 빛의 정원'으로 재단장했다.

가장 화려한 곳은 입구 바로 앞의 정원이지만, 알고 보면 더 매력적인 곳은 유럽정원이다.

널따란 베르사유 정원을 떠올릴 정도로 만들어진 유럽식 정원은 가운데로 죽 뻗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측백나무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 해질녘 가장 아름다운 유럽식정원

양쪽에는 조각상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웬만한 일본의 화려한 놀이공원들보다 한 수 위의 야경을 자랑한다. 멀리 외국까지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맨 마지막 자작나무 숲에서 잠시 심호흡을 하고 돌아오다 보면 따스한 빛의 온기와 함께 행복감이 주위를 감싸고 드는 느낌을 받는다.

▲ 벽초지 수목원 입구의 야경

따복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또 다른 여행지는 기호학과 실학의 근본이 된 율곡 이이 선생의 '자운서원'(紫雲書院)이다.

문산역 또는 문산 터미널에서 따복버스 14-3번을 타면 갈 수 있다.

이곳은 수년 전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뒤 찾는 이가 늘고 있다.

▲ 자운서원 한쪽에는 곧게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

법원읍 동문리의 자운서원은 율곡 이이 사후인 1615년에 그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파주는 이이 선생의 본향으로 이 선생은 율곡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령 460년을 자랑하는 두 그루의 거대한 느티나무다. 그 거대함의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또 한쪽에는 율곡 이이의 기개처럼 곧게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 파주 법원리의 '주전자를 사랑하는 강아지'

경내에는 지하 약수가 있어 인근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머지않은 법원읍에는 '두루뫼 박물관'이 있다.

생태계가 살아있는 십리 계곡의 가운데 자리를 잡은 두루뫼 박물관은 현대화 물결에 밀려 사라져 가는 조상의 손때 묻은 생활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두루뫼 박물관 가는 길에는 한옥을 살린 전통음식점도 있는데, 외국인 발길이 잦다.

▲ 법원리의 한 전통음식점을 찾은 외국인들

◇ '파주 따복버스' 노선

문산역 또는 문산 터미널에서는 자운서원과 두루뫼 박물관으로 향하는 14-3번 버스가 운행한다.

14-3번은 주말과 공휴일 운행하며, 15번은 휴일 없이 운행한다.

▲ 벽초지 수목원 오는 15번 따복버스

평일에 벽초지수목원으로 가려면 문산역 또는 문산 터미널에서 14-1번을 타고 검정리삼거리에서 내려 15번 따복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주말은 14-1번이 운행하지 않으므로 서울 불광에서 31번 버스를 타고 광탄삼거리까지 와서 15번을 이용하면 된다.

▲ 따복버스 노선도

광화문에서 출발하는 703번 버스를 이용해도 광탄삼거리까지 갈 수 있다.(연합) 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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