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기자] 대선을 불과 1년 3개월 밖에 안 남긴 시점인데도 여야 모두 과거처럼 확연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대권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듯 절대강자가 없다 보니 갖가지 합종연횡의 시나리오가 나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각 정파가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 상대를 찾아 '짝짓기'를 하고 세를 불리는 정계개편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나도는 시나리오는 매번 대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제기됐던 제3지대 중도세력이 대두될 가능성이다.

정파적 시각에서 보면 여야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문(친문재인)계를 배제한 나머지 세력들이 연합하는 방식에 무게를 둔 형태다.

아무래도 비교적 열세로 평가되는 여권을 중심으로 이미 제3지대 정당 창당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하기 전 비박(비박근혜)계의 맏형으로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이 이념과 지역 갈등 혁파를 기치로 내건 중도 정당인 '늘푸른한국당' 창당을 추진 중이다.

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대선 전초 기지인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만들고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이처럼 여권 비박계 출신들이 짓고 있는 '새 집'에 야권의 중도성향 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컨대 지난 2007년 옛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제3지대론'을 일찌감치 내걸었던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나 국민의당 주자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이 대선 후보로 영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손 전 고문은 최근 정 전 의장과 전남 강진에서 회동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 때문에 여권 인사가 아니라 손 전 고문이 중도 성향 제3지대의 '핵(核)'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른바 '손학규 역할론'이다.

손 전 고문은 최근 정 전 의장 외에도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만나는 등 오랜 침묵을 깨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존 정당 가운데 가장 먼저 제3 지대를 주창한 국민의당도 선두 주자로서 정계 개편의 중심이 될 것임을 자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중간지대 플랫폼'인 국민의당에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비주류들이 합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계개편 시나리오에는 '야권 연대론'도 빠지지 않는다.

김종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더민주 비주류가 야권 정당들을 한데 모을 가능성을 뜻한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각을 세워온 김 전 대표는 최근 손 전 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 지사에 이어 새누리당 소속이지만 야권과의 협치를 실험 중인 남경필 경기 지사 등을 잇달아 만나는 등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권의 잠재적 주자로 거론돼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여권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심심찮게 언급된다.

위기를 느낀 여권이 반 총장을 영입하고 안 전 공동대표와의 단일화를 추진해 정권을 재창출한다는 시나리오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