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형 기자] 부모의 소득이 높은 대학생이 대기업에 취업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계발 등 취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반면에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학생들은 취업 후 임금 수준이나 만족도 등이 낮았다.

이는 2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재학 중 근로경험 유형에 따른 근로자 특성 및 노동시장 성과 차이'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는 재학 중 일자리 경험이 있는 학생 2천695명을 '자기계발형 일자리' 경험자(1천313명)와 '생계형 일자리' 경험자(1천382명)로 나눴다.

두 집단은 부모 소득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났다. 자기계발형 일자리 경험자는 부모의 월 소득이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인 비율이 42.7%에 달했다. '500만원 이상∼1천만원 미만'은 25.4%, '1천만원 이상'은 4.4%에 이르렀다.

반면에 생계형 일자리 경험자의 59.0%는 부모의 월 소득이 300만원에도 못 미쳤다.

중·상류층 자녀가 주를 이루는 자기계발형 일자리 경험자는 졸업 후 종업원 500인 이상 대기업에 취업하는 비율이 17.8%였다. 하지만 서민층 자녀가 절반 이상인 생계형 일자리 경험자는 대기업 취업 비율이 14.4%에 그쳐 그 격차가 3.4%포인트에 달했다.

종업원 500인 미만 기업에서는 두 집단의 취업 비율 차이가 거의 없어 그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불과했다.

두 집단은 ▲ 시간당 임금 ▲ 일자리 만족도 ▲ 일자리 유지 여부 등 취업 후 근로 조건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자기계발형 일자리 경험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 1천100원이었지만, 생계형 경험자는 9천700원에 그쳤다. 일자리 만족도도 각각 43.02점과 40.74점으로 자기계발형 일자리 경험자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취업 2년 후 일자리 유지 비율도 자기계발형 일자리 경험자는 45.93%에 달했지만, 생계형 경험자는 40.67%에 그쳤다. 생계형 일자리 경험자가 비정규직에 더 많이 취업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용정보원 정한나 부연구위원은 "부모 소득과 재학 중 일자리 경험, 대기업 취업 확률 및 근로조건에서 뚜렷한 상관관계가 드러난다"며 "부모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계발을 위한 경험을 쌓고 취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어 아무래도 좋은 일자리를 얻기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대학 등 교육기관은 생계형 일자리 경험자의 졸업 후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도록 이들의 진로 지도와 취업률 제고에 더 힘쓸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인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