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에게 자신의 콩팥 하나를 기증하려고 두남성이 같은날 수술대에 오른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오는 14일 서울아산병원 한덕종 교수팀의 집도로 두 남성이 얼굴도 모르는 환자를 위해 각각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한다고 12일 밝혔다.

주인공은 사회복지사를 준비하는 김건형(35)씨와 은퇴를 앞둔 공무원 박순홍(56)씨다.

최근 5년간 헌혈을 무려 125회나 했다는 김씨는 현재 사는 광주의 '헌혈왕' 손홍식씨가 과거 신장과 간 일부를 기증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언제나 손씨를 멘토로 여긴 김씨는 '나눔의 길'을 따라가고자 큰 결심을 했다.

2012년 이미 본부를 통해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한 김씨는 이왕이면 곧바로 한 생명을 살리겠다며 신장기증 등록을 했다.

현재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김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내 신장을 이식받는 분께서 건강을 회복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의 결심으로 새 삶을 얻는 이모씨는 고등학교 시절 사구체신염으로 신장이 망가졌다. 이식 대기자로 등록을 한 지 무려 22년만에 기적적으로 신장을 이식받게 됐다.

강원도청 공무원인 박씨는 2001년 동료들과 함께 '장애인을 생각하는 강원도청 공무원들의 모임'이라는 봉사 동아리를 만들어 나눔을 실천해왔다.

15년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은퇴하기 전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뜻깊은 나눔을 실천하고자 신장 기증에 나섰다.

박씨는 "신장 기증에 나이 제한이 있다기에 더 미루지 말고 당장 신장을 기증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의 신장을 이식받는 50대 남성 주모씨는 1999년부터 원인 불명의 병으로 만선신부전을 진단받았다. 무려 17년간 혈액투석을 하며 힘겹게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소아마비도 앓고 있어 고통의 무게가 더하다.

주씨는 "이렇게 기회가 온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면서 "감사한 마음을 평생 잊지 않겠다. 남에게 베푸는 선한 삶을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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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4/12 16: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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