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양의 유경호텔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중국의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다 귀순한 종업원 13명은 유경호텔 소속이며, 노동당과 행정기관 간부의 자녀들로 확인됐다고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평양의 소식통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이번에 탈북을 감행한 13명은 대외봉사총국 산하 105층 유경호텔에 소속된 당과 행정기관의 간부 자녀들"이라며 "부과된 당 자금 마련은 물론 유경호텔 건설 완공에 필요한 자재 확보를 위한 외화벌이에 투입되어 수년간 해외에서 근무해 왔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소식통은 "한동안 벌이가 잘 되었지만, 이번 유엔 대북 제재가 있은 후 급격한 위기를 겪게 됐다"면서 "평양시민들 속에서는 유경호텔 당비서와 지배인, 대외봉사총국 국장 등 여러 명의 책임간부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벌써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출로 대외봉사총국과 평양 유경호텔 책임간부들은 물론 국가안전보위부 역시 절망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 7일 국내에 입국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따라 국가안전보위부는 해외 인력에 대한 사상 재점검과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수십 개의 검열조를 꾸려 중국 선양(瀋陽)에 파견했다"면서 "현지 해외기업들을 맡은 담당 보위 지도원들에 대한 교체작업도 전반적으로 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집단탈출을 막지 못한 원인을 보위 지도원들의 감시소홀로 보고 있으며 감시인원을 늘려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중앙기관 간부들은 '몇 푼어치 달러를 벌려다가 괜히 목이 날아나겠다'며 해외파견 인원을 부랴부랴 불러들이고 있다"면서 "돈을 먹여서라도 자식을 해외로 파견하길 바랐던 간부들도 '이 땅(북한)에서 텁텁하게 사는 게 낫다. 괜히 눈이 트면 큰일'이라며 취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khm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4/12 08: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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