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호주와 미국 등 산유국들이 갈수록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입을 늘리고 있는 반면 기존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 비중 '빅3'인 싱가포르와 중국, 일본으로의 수출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한국석유공사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이 된 석유제품의 최대 수출 대상국은 싱가포르로 7천681만배럴 규모의 한국산 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11∼2015년 한국산 석유제품 수출물량 및 비중

이는 우리나라 석유제품 전체 수출의 16.1% 규모다.

이어 중국이 7천234만배럴(15.2%), 호주가 5천817만배럴(12.2%) 등으로 '빅3'를 형성했다.

싱가포르가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1.5%에서 지난해 16.1%로, 중국은 15.3%에서 15.2%로 각각 하락했다.

반면 호주의 비중은 2011년 3%에 불과했으나 2014년 8.5%까지 높아져 '빅3'를 위협했고 지난해에는 12%가 넘으면서 우리나라의 단골 수출처인 일본마저 물량 면에서 앞섰다.

호주는 산유국이지만 엄격한 환경 규제 등으로 정제시설이 부족해 원유를 수출하는 대신 석유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우리나라로부터 5천721만배럴(12%), 미국은 3천763만배럴(7.9%)의 석유제품을 각각 수입했다.

일본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3.3%에서 지난해 12%로 낮아진 반면 미국은 5.6%에서 7.9%로 큰폭 상승했다.

미국 역시 산유국이지만 하와이와 괌 등 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섬의 경우 미국 서부 보다는 우리나라로부터 휘발유와 경유 등 각종 석유제품을 사서 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3천만배럴(6.3%), 말레이시아는 2천419만배럴(5.1%)의 한국산 석유제품을 각각 수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저유가로 인해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대폭 감소했지만 물량은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산유국인 호주와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났고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수출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대표적 수출품목인 석유제품이 올해는 경쟁국 설비 증설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서만 올해 각각 일일 34만배럴과 44만배럴 규모의 정제시설이 새로 가동에 들어가면서 수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데다 자국 내 정제설비 확대로 자급률 또한 높아지고 있다"면서 "호주와 미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등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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