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용윤 기자) "딱한 사정을 봐서 일을 하게 했는데 난데없이 경찰이 와서 잡아갔어요…잘 믿기지 않고, 아직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 딸 살해·시신 암매장' 여성 머물던 거처

딸을 살해하고서 시신을 암매장한 박모(42·여)씨가 범행 후 몇년 뒤에 작은 딸과 함께 이동해 머물던 거처. 경남 고성경찰서는 15일 박씨를 상해치사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큰딸을 살해해 암매장한 지 5년여만에 범행이 드러난 '비정한 엄마' 박모(42)씨가 한때 일한 천안의 한 농업회사법인 임직원들은 잘 믿기지 않는 듯 황당해 했다.

영하 7도의 강추위에 칼바람이 분 15일 민속주를 생산하는 이 법인 직원들에 따르면 박씨가 이곳에서 일한 기간은 지난 1월 말까지 약 한 달이었다.

▲ 딸 살해 뒤 암매장' 사건 브리핑하는 경찰

15일 오전 창원시 경남지방경찰청에서 경찰이 해당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천안의 한 찜질방에서 작은 딸과 함께 지내다 업소 주인 소개로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왔고, 농업법인 대표가 어린 아이가 달린 아줌마라는 딱한 사정을 듣고 채용해 남자 직원들이 사용하던 기숙사 2층 방까지 내줬다.

법인대표 A씨는 "외모도 참하고 괜찮은 분 같았고 꼬마아이도 착해 보여 뭔가 사정이 있겠거니 했다. 그런데 경찰이 와서 데려가고 큰딸을 죽였다고 하니 그저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사람이 '이러저러한 사람이 있는데 일을 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알바라도 면접은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그분이) 왔고 얼마간 우리 회사에서 일했다"고 설명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선물용 포장작업이 많아서 아르바이트 인력이 필요하기도 했다.

▲ 큰딸 암매장 장소 수색하는 경찰

사라진 큰딸을 찾지 않고 작은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아동 유기 및 교육적 방임으로 구속 수사를 받는 어머니 박모(42)씨가 큰딸을 살해 후 암매장했다고 자백한 15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의 한 야산에서 경찰이 시신 수색을 하고 있다.

한 직원은 "(박씨가) 알바였지 뭐 특별한 일은 하진 않았다. 병도 닦고 쉬운 일을 했는데 늘 웃는 얼굴이었다"고 기억하면서 "남편이 은행원이네 뭐네 하기도 하고 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런 끔직한 일을 했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도 2층 기숙사 가운데 가장 따뜻한 방을 내줘 아이와 함께 잘 지내도록 했는데 살인범, 그것도 자기 피붙이를 죽인 엄마라고 하니 모두 뭔가에 홀린 듯한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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