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류성무 기자) 할머니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진 상주 ' 농약 사이다'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도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3시30분 대구법원 별관 5호 법정에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박모(83) 할머니 사건 항소심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공판 준비기일에는 법정에 설 증인 수와 향후 재판진행 일정 등을 논의한다.

닷새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 1심에서는 피해 할머니, 최초 신고자 등 주민, 행동분석 전문가, 수사 경찰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피고인 가족 등 모두 16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2심에서도 유·무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진술, 피고인 옷과 전동휠체어,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점, 집에서 농약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50여분 동안 현장에 있으면서 구조 노력을 하지 않는 등 범행 전후 미심쩍은 행동 등을 거듭 증거로 제시할 계획이다.

변호인 측은 범행 동기, 농약 투입 시기, 고독성 살충제 구입경로 등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을 파고들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 측은 "1심 재판 과정에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그나마 제시한 간접 증거들도 의문점이 많은 내용이다"며 "이 부분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피고인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법무법인 중원을 선임했다.

중원 측은 강윤구 대표 변호사를 비롯해 변호사 5명을 이번 재판에 투입할 계획이다.

박 할머니는 지난해 7월 14일 오후 2시 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리 범행 도구인 농약을 준비해 사이다에 넣고 이를 모르는 피해자들이 이 사이다를 마시게 했다"면서 "피고인은 범행 뒤 피해자들을 구호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방치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에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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