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김병규 기자) 저소득층 15명 중 1명꼴로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이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저소득층이 일반층보다 4.3배나 높았다.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 역시 저소득층이 일반층보다 2.7배나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해 시행한 10차년도 한국복지패널 조사(조사 대상 가구 7천188가구) 결과를 담은 '2015년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저소득층(중위소득 60% 이하)의 6.22%는 지난 한 해 동안 자살 생각을 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응답률은 저소득층이 아닌 일반층의 1.43%과 큰 차이가 난다.

저소득층 중 지난 한 해 동안 자살을 계획한 사람은 1.0%,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0.16%로, 일반층의 0.12%, 0.02%보다 높았다.

저소득층은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도 일반층보다 훨씬 상회했다. 우울 정도를 11개 문항으로 물은 뒤 점수화한 결과 저소득층은 60점 만점(높을수록 우울감 높음)에서 평균 10.5점으로 나타나 일반층의 3.9점과 큰 차이가 났다.

저소득층은 민간의료보험을 가입한 비율에서도 일반층과 큰 차이가 났는데, 저소득 가구의 31.79%만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일반 가구의 가입률인 87.70%에 한참 못 미쳤다.

한 가구당 가입 건수로 바꿔 살펴보면 저소득층 가구는 0.79건으로 일반가구 4.05건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저소득층이 사고나 질병 발생시 더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음주, 흡연 등 건강 습관과 관련해서는, 저소득층의 흡연율, 음주율이 일반층보다 낮은 것이 눈에 띈다.

저소득층의 현재 흡연율은 15.01%로 일반층의 20.14%보다 낮았으며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월 1회 이하 마시는 사람의 비율 역시 저소득층이 76.97%로 일반층의 54.62%보다 높았다.

한편 보고서는 조사 첫해인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사이 소득 하위 10%의 공적이전소득 증가와 국민이 실제로 부담한 조세·사회보험료의 증가 추이를 비교해봤다.

그 사이 하위 10%가 정부 등 국가에서 받은 공적이전 소득(사회보험 급여, 복지급여, 공족부조 급여)은 연간 697만원에서 921만원으로 224만원 증가했지만, 전체 국민이 낸 조세·사회보험료는 285만원에서 784만원으로 2.8배나 뛰었다.

국민이 복지를 위해 부담한 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비용 증가가 그만큼 빈곤층의 소득 불평등 해소에 기여하지는 못한 셈이다.

보고서는 "소득불평등이 심화하고 국민의 조세·사회보험료 부담은 증가하는데 비해 재분배를 위한 복지지출 증가 속도는 더딘 상황"이라며 "지출을 통제할 것이 아니라 경제사회 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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