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고은 기자) 2년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배우 송일국의 세 쌍둥이 아들 대한, 민국, 만세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22일 전해지자 인터넷은 아쉬움으로 뒤덮였다.

설마, 설마 했는데 결국 마지막이 오고야 말았다며 그동안 이 유아들 덕분에 행복했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선망의 직업인 연예인의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데, 순진무구하고 티없이 해맑은 삼둥이는 '금수저'에 대한 시기와 작은 비난도 피해가며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터넷에서 이렇다 할 악플 하나 없이 2년간 '스타'로 반짝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축복이다. 삼둥이의 나이가 이제 겨우 만 세살임을 생각할 때 무탈하게 방송 여정을 마친 게 여러가지로 다행일 수밖에 없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인 대한민국에서 송일국과 삼둥이, 사부자의 이야기는 아빠의 육아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는 동시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에 대한 기쁨을 전파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프로그램 자체가 가진 자들의 육아라는 점에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시청자들은 유독 삼둥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삼둥이는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웠는데, 세 쌍둥이라는 특이함이 이에 한몫 단단히 했다. 세 쌍둥이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다보니 출발선에서부터 상당한 기본 점수를 받고 들어갔고, 이들의 닮은 듯 닮지 않은 모습과 행동이 그 자체로 신기함을 안겨줬다.

여기에 아버지 송일국의 곰같은 우직함과 바다같은 넉넉함이 시너지 작용을 하면서 이들 사부자는 건강하고 코믹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기본적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드라마 '주몽' 이후 호감형 배우가 된 송일국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잔머리를 굴리거나, 뭔가 계산을 하는 캐릭터가 아님이 강조되면서 더욱 점수를 땄다.

그런 그가 '빅 내니 할머니가 와도 절절맬' 세 쌍둥이를 기르는 모습은 시청자로부터 자연스럽게 동병상련과 인지상정의 정을 끌어냈고, 이들을 응원하게 했다.

덕분에 '송도의 성자'(그는 인천시 송도에 산다)라는 별칭을 얻은 송일국이 지난해 9월 세 아들을 안고 업은 채 다른 한 손으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성화를 들고 달리던 모습은 잊지 못할 '절정의 감동을 주는 순간'이었다.

또 여세를 몰아 그가 올해 6월 세 아들을 데리고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한 '광경'은 그 누가 또 재현할 수 있을까 싶은 진한 인간 드라마였다.

삼둥이는 그런 아버지에 부응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먹방'으로 시청자를 무장해제시켰다. 뭐든 엄청나게, 맛있게 먹어치우는 이 아기들을 보면서 시청자는 절로 미소를 지었고, 뭐라도 하나 더 그 입에 넣어주고 싶은 부모, 삼촌, 이모의 마음이 됐다.

맛있게 먹는 자에게 복이 있다더니, 삼둥이는 잘 먹는 아기가 누릴 수 있는 사랑과 칭찬을 한껏 받았고 시청자는 그들을 지켜보는 행복을 맛보았다.

KBS로서는 공영방송의 위상과 예능프로그램의 재미를 동시에 살려준 삼둥이가 VIP였다. 시청률을 올리고, 본방송은 물론 재방송 광고도 완판시키며, 심지어 달력까지 불티나게 팔아치운 삼둥이는 각별히 잘 모셔야하는 출연진이었다.

삼둥이가 아프다고 하면 바로 KBS 예능국에 비상이 걸린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만큼 삼둥이의 건강과 컨디션은 늘 주요 체크 사항이었고, 이들의 하차는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려야 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결국 이들은 지난 21일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

삼둥이의 하차설은 방송 1년이 지난 시점인 올여름부터 모락모락 나왔지만 그때마다 제작진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 간절한 마음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제작진이 불과 이주 전에도 하차설을 부인했던 터라 이에 대한 네티즌의 핀잔도 이어진다.

여러 편의 광고를 통해서도 만났던 삼둥이이기에 이들이 바로 당장 우리 눈앞에서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아쉽다. 드물게 청정의 재미와 감동을 안겨줬던 삼둥이의 성장과정을 더는 매주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먹방'을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삼둥아, 계속 잘 먹고 무럭무럭 씩씩하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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