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내분 사태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1 야당이 정말 쪼개지는 극단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모양새다.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거부하고 자신 주도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문재인 대표의 마이웨이 선언에 안철수 전 대표가 최후통첩을 보냈다. 안 전 대표는 6일 기자회견에서 혁신전대 제안 거부를 재고해 달라면서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끝내 혁신전대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탈당 감행도 불사하겠다는 마지막 경고로 해석된다.

임계점을 오가면서도 최악의 상황은 피해 왔던 야당 내홍 사태가 이번에는 다를 것 같다. 문 대표가 물러날 뜻도, 안 전 대표가 혁신전대 제안을 철회할 뜻도 없어 보인다. 이런 식이라면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가 사생결단식으로 충돌하면서 당이 두 동강이라도 날 수 있을 것 같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깔끔히 분당해 국민 심판을 받으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수권을 목표로 하는 제1 야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 문 대표나 안 전 대표 두 사람은 모두 그동안 당 내홍 사태에서 분열과 갈등을 수습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제 그 기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문·안 두 사람 간 그동안 공방은 새정치연합을 볼모로 이뤄진 치킨게임과도 같았다. 두 사람 모두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를 외치면서도 상대의 양보나 투항만을 압박해 왔다. 기득권은 포기하지 않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복잡한 정치공학적 셈법까지 가미되면서 새정치연합 내분은 갈수록 이전투구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주류와 비주류,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간의 핑퐁게임식 공방은 '헤어지기'를 앞두고 서로 명분 쌓기에 열중한다는 인식마저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치 이념과 생각이 맞는 동지끼리 이참에 따로 살림을 차리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다양한 사회의 욕구와 주장을 통합하고 조율해 가는 것이 민주사회 정당의 역할이다. 자신들의 당 내부에서 분출되는 목소리와 이해관계조차 조정하는 데 실패하는 정치적 리더십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당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기보다 오히려 더하게 만드는 리더십으로 내년 총선, 나아가 대선 승리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문·안 두 사람은 대결과 분열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마련할 책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전대를 끝까지 거부할 이유도, 또 왜 혁신전대만이 정답이고 다른 방안은 불가능한지도 국민은 잘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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