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어제(27일) 국회에서 2016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였다.

박대통령은 이번이 세 번째로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였다.

박대통령이 시정연설의 처음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과 창조 산업을 이야기한 후 공무원 연금 개혁과 노사정 대타협을 이야기 하였다. 여기까지가 그간의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박근혜 정권의 성과라고 시정연설에서 이야기한 공무원 연금개혁 그리고 노사정 대타협. 과연 누가 앞장서서 만들어 냈는가를 살펴보자. 공무원 연금 개혁은 새누리당에서 김무성대표를 비롯한 당의 주도로 이루어 졌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 결과를 놓고도 청와대에서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였다.

당이 앞장서서 이루어낸 것은 공무원 연금 개혁만이 아니다. 노사정 대타협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년간의 정부의 개혁성과를 보면 당이 앞장서고 청와대와 정부는 뒤에서 지켜보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항간에서는 당과 청의 역할이 뒤바꿨다는 이야기가 나올 지경이다.

당이 앞장서서 개혁을 주장할 때 청은 오히려 당 흔들기에 바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도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대표가 앞장서서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하며 연일 올바른 교과서의 당위성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관련 부서인 교육부나 국정홍보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광고한번 게제하면 끝나는 문제인가?

이렇듯 당을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고 청와대의 행동대장 격으로만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여당의 대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여당 또한 대통령을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김무성 대표가 주변의 많은 말들에도 흔들리지 않고 박대통령의 성공이 새누리당의 성공이라는 원칙으로 이 관계가 유지 되어 왔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과거에도 이회창 총재가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적이 있고 정동영 대표도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주장한 것을 우리는 보아 왔다.

이제부터라도 박근혜 정부는 당과 동반자적인 입장으로 함께 개혁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직접적인 당청 채널을 운영하고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함께 국민을 보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이 모든 일에 앞장서서 국민들의 화살을 맞는 지금의 형국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가득이나 국회선진화 법으로 발이 묶여 처리되지 못하는 민생법안이 국회에 산적해 있는 와중에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국정운영은 더욱 힘들어 질 것은 뻔 한 이치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이라는 말을 대통령과 청와대는 잘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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