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조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왼쪽)과 강태용(오른쪽)의 모습.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한 조희팔은 2011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조씨의 측근인 강태용은 지난 10일 중국에서 붙잡혔다

(연합뉴스=류성무 기자)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58)의 '오른팔' 강태용(54)의 한국 송환을 앞두고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구지검에 따르면 강태용이 사기, 뇌물 공여, 횡령,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로 특정한 것만 30여 건에 이른다.

검찰은 그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건도 수십 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조희팔 조직의 범죄수익금 관리와 대외 로비를 담당해 실질적인 2인자로 알려진 강태용이 이처럼 광범위한 사건들에 연루되면서 송환을 계기로 조희팔 사건 전모, 비호세력, 은닉자금 흐름 등이 상당 부분 추가로 드러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먼저 조희팔과 함께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총부회장' 역할을 맡아 조희팔과 2004년부터 2008년 10월까지 대구, 인천, 부산 등에서 20여 개의 유사수신 업체를 운영하며 가로챈 사기 금액 규모는 최소 2조5천억원에서 8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피해자 단체 등은 추산했다. 투자 피해자도 4만∼5만 명에 이른다.

강태용은 경찰, 검찰 등을 상대로 뇌물을 뿌리며 수사 무마 로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정관계 로비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조희팔과 강태용 측 돈을 받았다가 처벌된 검·경 관계자는 지금까지 7∼8명 선이지만, 수사가 본격화되면 처벌 대상이 늘어날 전망이다.

검찰은 그가 사법당국 추적을 피하려고 뇌물을 제공하면서 철저하게 차명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강태용은 조희팔이 투자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도 추가됐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계좌추적 결과, 그가 횡령한 돈 규모가 최소 100억원대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희팔 조직의 은닉재산 추적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난 1천200억원대 외에도 은닉된 범죄수익이 상당하다고 보고 전방위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베일에 싸인 은닉재산 관리조직들도 철저하게 밝혀낼 방침이다.

그동안 강태용이 중국에 도피 중인 상황이어서 참고인 중지한 사건들에 대한 수사도 다시 시작된다.

그의 돈을 받았거나 받은 것이 의심되는 인사들이 다시 수사 대상에 올라 법의 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태용이 조희팔 사기 조직의 상당히 중요한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사기 범행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고, 각종 뇌물 로비 부분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용은 2008년 11월 2일 중국으로 달아난 뒤 7년간 도주생활을 하다가 지난 10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의 한 아파트에서 한국 검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현지 공안에 검거됐다.

검찰은 중국과 강태용 인도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진을 급파해 그를 데려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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