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뉴스파인더 대표 김승근

[김승근 칼럼] 일본이 망발을 거듭하면서 우리나라 반일정서를 자꾸 자극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운운하며 저질기사를 실었던 산케이신문이 이번에는 박 대통령에 대해 명성황후를 낮춰 부르는 민비로 폄훼하고 민비가 암살당했다고 언급했다. 아무리 요즘 양국 관계가 서먹하다고 해도 가까운 이웃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잊은 이런 망발을 일본의 신문사가 여러 차례 한다는 것은 일본 정부 차원의 도발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을 등에 업은 아베정권이 어디까지 막나가려는 것인지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이 그렇게 우습나? “이씨 조선(조선시대)에는 박 대통령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다”며 명성황후를 거론한 대목은 있을 수 없는 명백한 도발이고 한국민 전체를 깔본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더욱이 의도적으로 명성황후를 폄훼하여 “민씨 파가 1895년 러시아군의 지원으로 권력을 탈환한 지 3개월 뒤 민비는 암살된다”고 적은 대목은 읽는 눈을 의심케 한다.

일본 우익 신문의 시대착오 냉전적 사고 

박 대통령과 같은 여성 권력자가 조선시대 민비이고 민비는 암살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이 아무리 못마땅하다 해도 동맹국가의 대통령을 일본 낭인에 무참히 살해된 명성황후에 비유하는 것은 저주나 똑같은 것이다. 일본이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런 저주와 망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을까? 일본은 지금 우리와 전쟁을 하자는 것인가!

중국 열병식 참석을 사대주의 행보라고 비난하는 것도 어이없는 대목이다. 한 나라의 정치적 판단과 외교문제를 가지고 일본이 왈가왈부할 주제가 되나? 다른 나라의 외교를 사대주의 행보니 어쩌니 하면서 막무가내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주제 넘는 내정간섭이다. 산케이신문이 미국과 중국 간 양다리 외교 운운하면서 비난한 대목도 어처구니없다. 지금이 냉전시대도 아닌데 양다리 외교라는 말이 맞기나 한가? 외교가 적과 아군을 선택하는 전쟁인가?

일본의 우익신문이라는 언론의 이런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을 보면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 마치 군국주의 과거로 회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세계의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언론이 보여주는 사고의 깊이와 철학 수준이 동네 중학생만도 못한 수준이니 전범국가 반성은 못할지언정 갈수록 뻔뻔해 지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의 반일정서 탓이 아니다

마치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망언을 쏟아 붓는 일본 우익신문이야말로 이성도 상식도 마비된 채 과거 명성황후를 살해한 낭인을 닮아 있다. 더욱이 세계 일류국가라는 일본은 산케이신문이 계속해서 동맹국에 저지르는 망언과 무례에 대해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 악화를 우리나라 정부와 우리국민의 반일정서 탓만 하고 있으니 그걸 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번의 일본 산케이신문의 ‘민비’ ‘암살’ 운운은 도저히 그냥 넘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금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일본이 우리나라 대통령에 암살 협박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느껴진다. 게다가 산케이신문은 백배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기사 삭제 요구를 한 우리 정부에 표현의 자유를 거들먹거리며 거부했다니 더욱 기가 막힌다. 표현의 자유란 게 일본이 이웃 국가 대통령을 모욕하고 동맹국 자존심을 짓밟는 자유는 아니다. 

산케이신문과 일본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해야

나는 일본 정부가 이번 산케이신문의 문제 칼럼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하고 단단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산케이의 잇단 도발은 일본 정부의 본심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일본이 우리와 싸우자는 뜻 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우리국민에게 도발해오면서도 일본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한일관계 정상화를 거론하는 건 위선이다. 

이번 산케이 신문의 도발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서 한국민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욕이고 치욕이다. 우리 정부도 이번 일에 대해 정식으로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 이번 산케이신문의 도발은 단순히 여성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의도적으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전체에 침을 뱉은 행위고 짓밟은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제 더 이상 반일감정만이 문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일본 저잣거리 낭인보다 못한 짓을 저지른 산케이신문과 일본 정부는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 뉴스파인더 대표 김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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