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뉴스파인더 대표 김승근

[김승근 칼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갤럽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49%로 일주일 전 34%에 비해 15%포인트 상승한 49%를 기록했다. 반대로 부정평가는 지난 주 56%에서 44%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 지지율이고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선 것도 약 10개월만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른 것은 무엇보다 성공적인 남북합의 때문이다. 국민들은 남북이 고위급접촉을 한다고 할 때도 반신반의했다. 앞에선 한민족 화합을 말하고 웃으면서도 우리 국민을 살상하기 위해 뒤로 몰래 지뢰를 묻어놓는 집단을 상대로 갑자기 만나 뭘 합의할 수 있겠냐 미심쩍어 했다.

하지만 깨질듯 하면서도 판은 깨지지 않았고 무박4일이라는 마라톤협상에 우리 측은 끈기 있게 매달렸고, 박 대통령은 김관진 실장과 홍영표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돋보이는 것은 박 대통령 특유의 원칙의 힘이 발휘된 점이다. 과거 좌파정권에서였다면 남북협상 성공이란 그럴듯한 명분에 매달려서 간, 쓸개 모두 내주려했을지 모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대화록만 봐도 알 수 있다.

굽히지 않는 원칙, 결정적인 순간에 발휘된 유연함의 승리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달랐다. 남북이 접촉하면서 박 대통령은 끝까지 원칙을 고수했다. 만일 원칙보다 협상결과에만 집착했다면 또다시 북한에 퍼주기라는 성급한 협상을 맺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일부 좌파매체가 모함하듯 남북고위급 접촉을 혹시라도 지지율 회복하는데 이용하려고 했다면 그렇게 원칙을 고집할 수 있었을까? 그동안의 남북관계가 원칙없이 북한에 끌려다니다 더 악화된 것을 박 대통령은 정확히 알고 흔들림 없이 협상에 나섰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더 놀라운 건 그런 원칙을 철통같이 지키면서도 대단한 유연함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보수층에서 많이 아쉬워하듯 ‘사과’와 ‘재발방지’라는 단어에만 집착하지 않았다. 두 단어를 합의문에 못 박아 넣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것만 고집하다 판을 깨고 사태가 더 악화되느냐, 아니면 가능한 최선을 얻어내느냐 사이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사과와 재발방지라는 단어만 고집하다가는 지금 정도의 성과가 담긴 합의는커녕 판을 깰 수도 있었고, 국민 불안은 더 커졌을 것이다. 그러나 최초의 유감표현을 넣었고, 북한이 재도발하면 우리가 언제든지 대북확성기를 다시 켤 수 있도록 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넣은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면서도 회담을 마무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서 최고의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다.

보수는 성급한 판단을 자제하자

이번 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이 대북안보정책을 가장 잘한다고 꼽은 국민이 가장 많았던 것도 바로 그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좌파정권 때처럼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는 원칙을 고수한 점을 잘했다고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남북고위급 협상 결과에 ‘잘됐다’고 평가한 국민이 65%이고 ‘잘못됐다’고 평가한 국민이 16%로 나타난 결과나 문재인 대표가 그렇게 안보행보를 해도 국민 반응이 신통치 않은 모습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일부 보수층이 남북협상 내용에 실망하거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결정을 비판하는 것도 조금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박 대통령이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보여준 끈기와 원칙고수, 유연함 이런 특유의 장점을 국민에 다시 증명해주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이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에 왜 최고 점수를 주는지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 협상에서도 보여준 것이다.

박 대통령 성공의 법칙 ‘원칙’ 4대개혁에도 통한다

박 대통령이 지지율 50%선을 거의 회복한 것은 대통령 본인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보여서인 것이지 안보이슈는 무조건 박 대통령에 유리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자. 일부 언론이 박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니 교묘하게 헐뜯는데 이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남북협상이 깨지거나 더 악화됐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제 국정운영의 동력을 회복한 대통령은 4대개혁이란 더 큰 과제를 남기고 있다. 박 대통령의 원칙적인 태도에 국민이 많은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는 걸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에서도 확인했으니, 대통령이 더 큰 반발과 어려움이 산적할 4대개혁에서도 원칙만 지키면 된다고 본다. 원칙은 절대 내주지 않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유연성을 발휘해 성공하는 박근혜 정부의 모습 앞으로가 기대된다.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 뉴스파인더 대표 김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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