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KBS 조대현 사장 체제 1년을 평가하는 본부장 신임투표 결과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자, PD 중심의 언론노조KBS본부(위원장 권오훈, 이하 본부노조)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사내에서는 “본부노조가 역시 조대현 사장의 연임을 원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노조)과 본부노조는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부재자 투표는 20일~21일) 편성, 보도, 제작, 기술, 시청자 등 본부장 5명에 대한 신임 평가를 실시했다. 조대현 사장 체제 1년을 평가하는 의미로 실시된 이번 투표 결과 본부장 5명 중 3명이 50% 이상의 불신임을 받았다.

김석두 기술본부장(재적대비 불신임율 65.6%), 권순우 편성본부장(54.1%), 김성오 시청자본부장(50%)이 불신임을 받았다. 이응진 TV본부장(45.3%)과 강선규 보도본부장(49.9%)은 턱걸이 수준으로 겨우 불신임을 면했다. KBS 양대 노조가 사실상 조대현 사장 1년 성적에 낙제점을 준 셈이다. 

KBS노동조합,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KBS 공영노조는 28일 공동성명을 내어 “KBS 역사상 역대 어느 사장도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본부장 3명이 한꺼번에 재적 과반 불신임을 받은 적은 없었다”며 “이번 투표 결과는 조대현 체제 하에서 5개 본부장 전원이 사실상 불신임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PD본부인 이응진 TV본부장의 경우, 재적(투표권자) 인원 433명에 투표자는 247명(투표율 57%), 이 가운데 196명이 불신임해, 불신임률은 투표대비 79.4%, 재적대비 45.3%였다. PD본부는 언론노조 중심으로, 상당수 조합원들이 투표에 불참해 결과적으로 이응진 본부장이 불신임을 면하게 된 셈이다. 

강선규 보도본부장은 재적(투표권자) 인원 686명에 투표자는 485명(투표율 70%)으로, 이 가운데 342명이 불신임해 불신임률은 투표대비 70.5%, 재적대비 49.9%였다. 단 한 표 차이로 불신임을 면한 꼴이다.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조 사장과 본부장들이 본부노조에 잘 해줬다. 취임 초기엔 ‘측근과 주요 보직자가 본부노조와 친한 인물들’ 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다기도 했다”며 “최근 징계 때문에 본부노조가 배신감을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조대현’이라는 속마음이 드러난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노조는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 제25조 4항에 따라 각 본부장 별로 불신임이 재적 조합원의 3분의 2가 넘을 경우에는 해임을, 2분의 1이 넘을 땐 인사 조치를 사측에 건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3개 노조는 50% 이상의 불신임을 받은 김석두 기술본부장, 김성오 시청자본부장, 권순우 편성본부장 등 3명에 대한 인사조치를 오는 4일 정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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