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박주연 기자] “KBS·MBC 어느 곳에도 지원하지 않았다. 학계로 돌아간다”던 김광동 이사에 말에 제대로 속아 넘어간 미디어오늘이 후속 기사를 내지 않고 있다.

언론을 상대로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한 공영방송 이사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론관에 눈을 감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30일 <“학계로 돌아간다” 방문진 김광동 이사의 거짓말>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 차례 비판기사를 냈다.

▲ 미디어오늘 관련 기사 캡처 이미지

기사는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이사에 지원하지 않았다. 학계로 돌아갈 것”이라는 김 이사의 과거 인터뷰 발언을 먼저 언급하면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김문환) 9기 이사진 교체를 앞둔 가운데, 여당 추천 김광동 이사는 지난 20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디어오늘은 김 이사가 “지원 여부는 비공개가 유지돼야 하는 것”이라며 “(관련 질문은) 물어서도 안 되는 것이고 대답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물어서 안 되는 질문,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했기 때문에 “학계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은 “재차 지원 여부를 물었지만 김 이사는 “노코멘트”라는 입장”이라며 “방문진 차기 이사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20일 인터뷰 때와는 답변이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어 김 이사가 “(내가) 극우는 아니지 않느냐”며 미디어오늘이 자신에게 극우라는 호칭을 붙여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점을 전하면서, “김 이사는 방문진의 대표적 뉴라이트 인사다. 2009년 8기 때부터 방문진 이사로 활동했다. 그는 MB 정부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추천으로 방문진에 오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며 “김 이사는 MBC 경영진을 비호했던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론노조 MBC본부가 29일 노보에서 김 이사가 MBC의 공정방송 훼손 전 과정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인사라고 비판한 사실을 강조했다.

해당 기사에서 미디어오늘은 김 이사의 거짓말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보다 김 이사가 뉴라이트 인사로 MBC 경영진을 비호한 인물이라는 점만 강조했을 뿐이다. 

정작 김 이사가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사실이나 그에 대해 유감의 뜻조차 밝히지 않은 점, ‘언론이 물어서는 안 되는 질문을 했기에 거짓말을 했다’는 궤변을 지적조차 하지 않았다.

즉, 미디어오늘은 언론노조의 입장만 강조했을 뿐, 언론 본연의 입장에서 비판적 시각조차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 겸 시시미디어비평가는 “언론이 물어서는 안 되는 질문이 있나? 답변은 당사자 마음이지만 언론의 질문에 성역이 없다는 건 미디어오늘의 평소 주장 아닌가”라며 “미디어오늘이 그런 오만한 답변에 문제의식조차 못 느꼈다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한편, 김광동 이사 3연임 문제가 연일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평소 논지대로라면 가장 비판적이어야 할 미디어오늘이 침묵하고, 동조매체인 한국기자협회는 차기환 이사를 앞장서 비판하면서도 김광동 이사는 사실상 감싸고 나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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